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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두번째 위기 넘겼지만…'국가부도' 위기 진행형
우크라 침공 후 국채이자 '달러 상환'
입력 : 2022-03-23 오후 2:34:23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러시아가 달러화 국채의 이자를 달러로 지불해 최근 불거진 국가부도(디폴트) 위험을 두번째로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로 달러화를 쓰지 못해 이자를 갚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연말까지 다른 국채 상환 만기가 줄줄이 도래하고 있어 디폴트 우려는 여전하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전날까지 상환해야 할 이자는 6600만달러를 결제은행 JP모간체이스를 통해 상환처리했다.
 
지난주에도 러시아는 2건의 달러 표시 국채이자 상환일이 도래했었는데, 달러로 이자를 지불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규모를 알 수 없는 스위스 비자금에서 이를 지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갚아야 할 달러 이자가 줄줄이 남았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이달 28일과 31일에도 각각 1억200만달러, 4억4700만달러의 국채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또 내달 4일에는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 20억달러를 원금 상환해야 한다. 러시아 정부가 올해 말까지 해외 채권자들에게 갚아야 할 돈은 모두 47억달러 규모다.
 
강력한 경제 제재 속에서 러시아가 대외채무 변제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은 러시아를 세계 금융결제시스템(스위프트)에서 퇴출시켰는데, 러시아가 달러로 송금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신용평가업체들은 러시아의 채무 변제 능력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디폴트와 투자자들의 잠재적 손실 위험이 여전히 높다"며 "러시아 정부의 채무 상환 능력과 의지가 두드러지게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루블화와 유로화 환율의 표시가 중단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의 한 환전소 전광판 앞에서 연주자가 기타를 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AP=연합뉴스)
 
 
러시아가 달러로 국채 이자를 채권자들에게 지급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에도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러시아 국가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 상태인 'CC'로 한 단계 하향하기도 했다.
 
러시아 경제는 침몰 직전으로 내몰리고 있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러시아 경제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1990년대 수준으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러시아 경제가 15% 역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경제 재재를 반영하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마이너스(-) 15%에 달한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이후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조치로 감소한 GDP가 2% 수준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올해 러시아 경제의 충격이 훨씬 클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은 러시아에 금융·경제 제재를 부과해 점차 그 범위를 확대하면서 러시아를 압박해왔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 회원국들까지 러시아 에너지 수입금지 조치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러시아는 잇따른 제재 영향으로 물가가 치솟고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국가부도 위기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러시아 국민 사이에서는 여전히 경제 전반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이 더 많게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 관연 타스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소재 시네르기야대학교가 최근 러시아 성인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2%가 러시아에서 철수한 서방 기업들이 1년 내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북부 루브민에 있는 '노르트스트림 2' 천연가스 인입 시설을 인근 상공에서 촬영한 모습.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노트르스트림2'의 사업 승인 절차를 중단했다. (루브민 로이터=연합뉴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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