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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금리역전·상하이 봉쇄…미·중 증시 안 빠지는 이유는
국제유가 진정세, 중 경기부양책 기대가 투심 이끌어
입력 : 2022-03-31 오후 3:10:42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미국과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나타내는 변동성지수(VIX)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휴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시장이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악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는 이날 19.63을 기록했다. VIX가 2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월12일(17.62) 이후 두달반 만이다. 이달 초 러시아의 핵 사용 가능성이 불거진 당시 36.45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36% 가량 떨어졌다.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나왔지만, 투심이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2년물 국채 금리보다 더 떨어진 것은 미·중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 2019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통상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미국의 대표지수인 S&P500은 지난 2주 연속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이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한 과도한 해석을 지양해야 한다고 진화에 나섰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협상이 급진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 모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대표단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이스탄불 AFP=연합뉴스)
 
경기 침체 우려를 불러일으킨 국제 유가가 진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의 침공 직후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가는 100달러 선까지 내려오며 진정세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선전과 상하이를 전면 봉쇄하자 원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증시도 빠지지 않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상하이 봉쇄 정책이 시작된 지난 28일 이후 8% 가량 올랐다. 지난 15일 중국 선전 봉쇄 당시에도 증시가 2% 급락했다가 다음날부터 급반등했다.
 
당초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6%포인트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5% 안팎'으로 제시한 바 있다.
 
역설적으로 시장은 중국의 코로나19 확산보다 강력한 경기 부양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 수록 중국이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류허 중국 부총리는 "능동적인 통화정책을 펴나가겠다"적극적인 시장 개입과 안정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다만 시장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 끝나지 않은 악재를 간과하고 있다는 경고음도 있다. 러시아가 결국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고,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그렇지 않아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심한 세계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세계 주식시장의 주가가 우크라이나 사태의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시장이 우크라이나 발 위험을 너무 경시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의 한 주거단지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 조처가 내려진 가운데 30일 주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에서는 전날 신규 감염자가 올해 처음으로 8천 명대에 진입했고, 이 중 5000여 명이 상하이에서 발생했다. (상하이 AP=연합뉴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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