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기업 중 공모가 대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오토앤(353590)의 밴처캐피털(VC)들 보호예수 물량이 전량 해제된다. 이날 해제되는 물량은 발행주식 총수의 12% 수준이다.
오토앤의 경우 상장 이후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지만, 상장 첫날부터 일부VC들의 ‘엑시트’가 나타난 만큼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가 향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오토앤의 3개월 의무보유가 해제된다. 이번에 해제된 물량은 총 154만8595주로 발행주식총수(1287만6670주) 대비 12.03%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현대차그룹의 1호 사내벤처인 오토앤은 올해 첫 IPO 기업이자 코스피,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공모가 대기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기업이다. 이날 종가 기준 공모가(5300원) 대비 주가 상승률은 249.06%에 달한다.
오토앤의 높은 주가 상승률은 현대차그룹과의 장기적 협력 관계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토앤은 자동차에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 거래를 중개하는 자동차 특화 커머스플랫폼 운영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신차 연계 상품이 55%, 현대·기아차몰을 통한 판매가 24%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도 제네시스, 아이오닉, 캐스퍼 등 현대차그룹 차량에 직접 적용되는 지급품과 신차 옵션 등도 공급하고 있다.
오토앤은 앞서 상장 직후부터 VC들이 매도 가능한 물량을 전량 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보호예수 해제 시점 대규모 매도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상장 당시 오토앤 지분 7.50%를 보유했던 DSC인베스트먼트는 상장 당일인 1월20일 19만4648주(지분율 1.4%)를 장내 매도했으며, 지분 6.00%를 보유한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은 1월26일 15만5200주(1.2%)를 장내 매도했다.
이들 두 VC가 의무보유 해제 물량들을 장내에 매도하며, 거둬들인 수익은 이미 투자원금 대비 100%를 넘어섰다.
DSC인베스트먼트와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은 오토앤 상장 전 유장증자 등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오토앤 전환상환우선주 유상증자에 각각 20억원, 10억원을 투자했으며,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은 지난 2016년과 2018년 각각 1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지분을 확보했다.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은 한번의 매도를 통해 투자원금의 170%의 금액을 회수했다.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이 지난 1월26일 15만5200주(1.2%) 장내매도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34억원으로 투자원금의 170%를 넘어선다.
DSC인베스트먼트는 상장 첫날 의무보유 확약이 없는 주식을 전량 매도하며 21억원어치의 현금을 확보했으며, 지난 2월20일 1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되면서 29만4644주(2.29%)를 장내 매도했다. 이를 통해 DSC인베스트먼트가 확보한 현금은 63억원으로 원금 대비 130%의 이익을 거뒀다.
오토앤이 올해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지만, VC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의 지분율이 높다는 점은 대규모 보호예수 물량 해제에 따른 오버행 우려 요인으로 지적된다. 대규모 보호예수 물량이 일시에 시장에 풀리면 수급 충격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매도 대기물량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주가에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상장 후 높은 주가상승률을 보이면서 VC들의 엑시트가 이어질 경우 단기적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