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직원을 고용한지 하루 만에 근로계약을 해지한 회사의 처분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대)는 화장품 제조업체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근로자 B씨가 A사 이사에게 자신을 경영상 이유로 해고하는 것인지 거듭 질문하자 ‘맞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받은 2020년 7월2일 면담 내용에 따르면 근로관계를 합의 해지한 게 아니라 오히려 B씨가 A사의 일방적인 해고 의사를 확인하고는 본인이 해고됐음을 전제로 향후 대응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A사가 B씨를 해고하는 과정에서 서면으로 해고사유나 해고시기를 통지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A사의 해고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해 효력이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화장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A사는 2020년 7월1일 B씨를 경영지원실장으로 고용했다. 그런데 당일 A사에 입사해 근무한 B씨는 그 다음날인 7월2일 퇴사했다.
A사는 사전에 B씨에게 권고사직을 제안했으므로 ‘근로계약 합의해지’라고 주장했지만, B씨는 자신이 A사로부터 해고당해 퇴사한 것이라며 그해 9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B씨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자 A사는 이에 불복해 그해 12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하지만 중앙노동위는 A사의 재심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A사는 “중앙노동위의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도 A사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서울행정법원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