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미국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파라마운트플러스(Paramount+)가 다음 달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하반기 HBO MAX까지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이 글로벌OTT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OTT 중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가 우리나라에 상륙하면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SI, NCSI 등 인기 드라마 지식재산(IP)을 다수 보유한 파라마운트플러스는 아시아 시장 거점으로 한국을 낙점했다. 파라마운트플러스는 CJ ENM의 OTT인 '티빙' 내 독점 브랜드관에서 서비스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파라마운트글로벌과 CJ ENM은 콘텐츠 제작·투자 관련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해외 OTT사가 제휴를 통해 국내에 서비스를 시작하는 첫 사례이자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만큼, 단순한 콘텐츠 수급을 넘어서는 협업이 이뤄질 수도 있다.
파라마운트플러스는 같은 달 영국에서 출시되고 하반기에는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하며 글로벌 확장에 나선다. 내년에는 인도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밥 배키시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는 "한국과 영국을 시작으로 파라마운트플러스를 전 세계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마운트플러스는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OTT 서비스로, 전신은 미국의 종합 미디어사 바이아컴CBS였다. 올해 2월 회사명을 변경하며 자체 콘텐츠와 스트리밍 사업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 글로벌 OTT 서비스만 5개가 한국에서 치열하게 맞붙게 됐다. 기존의 넷플릭스에 더해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까지 지난해 이미 한국 진출을 마친 상태에서 두곳이 더 들어오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내 OTT 업체들 간 경쟁도 심화되는 중이다. 웨이브, 티빙, 왓챠 등의 경우 회당 60분 이상의 롱폼 콘텐츠를 주로 선보였는데, 최근에는 숏폼, 미드폼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들을 앞세워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업체가 늘고 있다. 후발주자들의 타깃은 이동하거나 쉬는 시간에 뉴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잠깐 콘텐츠를 즐기려는 이들이다. 카카오TV는 매회 30분 안팎인 12부작 드라마 '결혼백서'를 다음 달에 선보이며, tvN도 한 편당 30분 분량인 'XX+XY'를 공개한다. 글로벌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IHQ도 지난 3일 숏폼 콘텐츠 전용 OTT 플랫폼인 '바바요(BABAYO)'를 공개했다.
바야흐로 OTT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는 가운데 업계에선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용자가 정체되면서 향후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란 의견과 한 이용자가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쓰기 때문에 공생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 가운데 토종 OTT들은 시선을 해외로도 돌려 돌파구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K콘텐츠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아시아권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웨이브와 티빙은 일본·대만·동남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토종 OTT 가운데 일본에 처음으로 진출한 왓챠는 2030년까지 전 세계 가입자 1억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김용배 웨이브 커뮤니케이션 전략부장은 "국내 시장에서는 성장성 한계가 있기 때문에 토종 OTT 업체들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해외 진출로 유의미한 가입자를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파라마운트플러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