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은행권 지자체 금고 쟁탈전…횡령사고 변수 촉각
지방선거 이후 서울 25개 자치구 금고 선정 공고
입력 : 2022-05-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내달 지방선거 이후 서울시 25개 구청의 구금고 쟁탈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이 현재 독주체제를 이루고 있지만, 최근 600억원대 대규모 횡령사건이 발생하면서 1위 수성에 변수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25개 구청이 올해 12월 금고 운영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상반기 중으로 새로운 금고지기 선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서울시가 금고 운영자 선정을 마친 만큼 오는 6월1일 지방선거 이후에 입찰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각 구청별로 구금고 입찰을 실시한다"며 "기관 영업 부문에서는 4년마다 돌아오는 대규모 사업권"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이 서울구금고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연 16조원에 달하는 자금 관리를 통해 세입세출 등의 업무로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구청 공무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영업해 고객 확보 효과도 부수적으로 누릴 수 있다.
 
구금고 역시 서울시 금고와 마찬가지로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를 관리하는 1금고와 기금을 담당하는 2금고 등 복수금고로 운영된다.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자금을 관리하는 1금고의 규모가 절대적인 만큼 1금고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서울 시내에 은행 ATM 기계가 나란히 설치된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2018년 은행간 치열한 쟁탈전을 벌인 결과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서울 구금고 선정 1위는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전체 25개 자치구 중 18개 자치구의 1금고 운영권을 따낸 바 있다.
 
신한은행이 우리은행의 뒤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현재 강남구와 서초구, 강북구, 성동구, 용산구 등 5곳의 금고 운영을 맡고 있다. 지난 2015년 용산구 한 곳에 불과했으나 5곳으로 빠르게 늘렸다.
 
구금고 입찰전도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양강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신한은행은 최근 서울시금고 사업자에 재선정되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 구금고 입찰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지난 4년간 서울시 1금고 운영을 맡으면서 금고 운영에 대한 경험을 축적한 데다 이번 입찰 경쟁에서도 승리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경우 구금고 재선정을 앞두고 대형 악재가 불거지면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최근 우리은행 본점 직원이 수년간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시 구금고 지정 평가항목에는 대내외적 신용도와 재무구조의 안정성, 대출 및 예금금리, 시민의 이용편의성, 금고업무 관리능력, 지역사회 기여, 녹색금융 이행실적 등이 담겼다. 최근 비재무적인 평가항목 배점을 높인 만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사고가 발생할 수록 불리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은행업계에서는 구금고 경쟁은 결국 물질적인 기여도에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치구 입장에서도 수익성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예치금리 혜택이나 대출금리 혜택, ATM기기 확대 등 자금 투입 의지를 본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출연금 과당 경쟁을 자제시키 위해 평가항목을 손질했다고 하지만 결국 자금력이 문제"라고 말했다.
 
남대문경찰서 수사관들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이날 남대문경찰서는 회삿돈 614억원 횡령 사건과 관련해 우리은행 본점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