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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호실적 명암②)가계대출 뒷걸음질…기업대출 부실위험
5대 은행 가계대출 넉달 연속 감소세
입력 : 2022-05-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지주사들은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1분기 최대 순익을 거뒀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수익성 방어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관망세로 가계대출 수요가 늘지 않고 있는데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급증한 기업대출이 충당금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대출 감소세가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출 잔액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709조530억원을 기록했던 대출 잔액은 올해 1월(707조6890억원), 2월(705조9370억원), 3월(703조1930억원)으로 감소세가 진행됐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도 702조3917억원의 대출 잔액을 기록, 전월 대비 8020억원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대출 감소세를 타개하기 위한 은행권의 노력은 연초부터 지속됐다. 여전히 은행권의 핵심 수익원인 이자 수익이 감소할 경우,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가산금리 조정을 통한 대출금리 인하였다. 기준금리와 달리 가산금리는 은행 자체적인 조정이 가능하다. 기준금리 인상과는 별개로 가산금리를 유지 또는 인하하면서 상품금리를 지속해서 낮추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금리 인하 움직임이 본격화된 대출 감소세는 지속됐다. 기대만큼의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넉달째 뒷걸음질치고 있는 가계대출을 기업대출로 메우면서 기업대출은 급증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업대출 잔액은 660조5558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6조 6486억원 증가했다. 기업 대출 증가분의 3분의 1 이상이 개인사업자 대출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9월 말에는 코로나19 대출인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이자상환 유예 연장 조치가 종료될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가 은행권의 자발적인 추가 지원을 당부하며 은행권 역할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금융당국도 코로나19 상황과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위험 요인에 대비해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을 주문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본격 시작되면서 위험 차주들도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은행장들과 만난 간담회에서 "대내외 충격에도 은행이 자금 중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면서 "평상시 기준에 안주하지 말고 잠재 신용위험을 보수적으로 평가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시중은행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 원장은 금리 인상 등 대내외 경제충격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울 충분히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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