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이번주 국내증시는 미국 물가지표 발표 이후 특별한 이벤트 없이 반등 구간을 기다리며 박스권 내 횡보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가장 관심을 두던 미국 4월 소비자물가가 컨센서스를 상회하면서 연준의 긴축 완화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때문에 다른 이벤트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변동성이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이번주 코스피 단기예상밴드를 2500~2650선으로 전망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긍정적이었지만, 중국 코로나19 확산 및 봉쇄 조치를 둘러싼 불확실성, 미국 인플레 상황의 개선이 지연될 우려 등이 하방경직성을 높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연간 저점을 하향 돌파한 시점에서 주식시장 반등의 조건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며 “시장의 기대는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 완화나 중국 코로나19 확산 진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일단락 정도인데, 이 부분은 현재로서 전망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핵심은 연준 긴축 완화가 핵심인데,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물가안정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4월 물가지표 실망은 연준 긴축전망의 후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을 1개월 지연시켰고 이는 주식시장의 반등 트리거 부재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8.3% 급등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상승 폭은 40년 만의 최고치였던 전달의 8.5%보다 둔화했으나 시장에서 예상한 8.1%를 웃돌았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미국의 고물가는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은 예상보다 높은 물가 흐름으로 연준의 긴축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식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연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수요는 자연스럽게 달러화의 강세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연속 상승함에 따라 외국인 매도가 지속해서 출회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6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총 1조669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은 2009년 이후 최저치(30%)까지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변동성이 6월 FOMC 이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당부했다. 박기현 SK증권 연구원은 “주요 인플레이션 요인이었던 에너지와 중고차 가격 상승세는 둔화했으나, 경직적으로 움직이는 주거비가 높게 나온 점,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이 장기화하는 점 등을 볼 때 물가가 빨리 떨어지기는 힘들 가능성이 있다”며 “점도표가 발표되는 6월 FOMC 전까지 변동성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주목할 만한 섹터로는 리오프닝주를 꼽았다. 성장주나 수출 등의 경우 향후 경제 침체나 금리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영환 연구원은 “(거리두기가) 해제된 만큼 외부활동이나 여행 준비도 한참 늘어날 시기다 보니 이후에 안전할 수 있다”며 “수출은 향후의 경기에 대한 걱정, 성장주는 높아진 금리에 대한 부담이 남아있다 보니 리오프링 관련 수급이 몰릴 수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주 발표될 경제지표는 중국 4월 고정자산투자·산업생산·소매판매(5/16), 유로존 1분기 GDP(5/17), 미국 소매판매·산업생산(5/17), 유로존 4월 소비자물가(5/18), 미국 4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5/19) 등이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건물의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