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페인트업계에도 피해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원자재를 수급하는 화물 운송에 차질이 생기면서 일부 업체의 경우 생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쌓여있는 컨테이너 옆에 화물차들이 멈춰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주만 해도 페인트업계의 피해는 가시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주부터는 일부 페인트업체가 피해를 호소했다. 한 페인트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져 이번 주부터 제품 생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수입해 들여 온 원자재가 부산항에서 배송되지 못해 제품 생산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여수, 울산 등 대기업이 몰려있는 국내 산업단지에서 수급하는 원재료도 마찬가지"라며 "이번 주까지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다음주부터는 영향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페인트업체 가운데는 이미 자체 물류 시스템으로 페인트 완제품을 운송하는 업체들도 있다. 자체 물류가 없더라도 소형화물차에 완성된 페인트를 나눠 담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결국 대형 원자재 수급이다. 페인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지, 안료 등 수입 원료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들 원료는 대형 컨테이너로 운송된다. 원료가 수급되지 않아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한 상황이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형 페인트업체의 경우 통상 한 달치 원재료 물량은 확보해 놓는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피해가 가시화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한 페인트업체 관계자는 "원재료를 미리 준비해 놓아서 지금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달이 지나가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장기화되면 피해는 불가피하다"며 "아직은 괜찮지만 페인트 회사들이 비슷한 구조이기 때문에 한 페인트업체가 피해를 보면 다른 데도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시차의 문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화물연대 파업은 지난 7일부터 8일째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12일 6일간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주요 업종에서 발생한 피해 규모가 약 1조5868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