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타라 A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멜리나주의 모르타라에서 한 농민이 말라버린 논바닥에 서서 휴대전화로 통화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최근 7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리소토에 쓰이는 쌀 수확이 위협받고 있다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이탈리아가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 도시에서는 미용실 고객에게 머리를 두 번 감겨주면 벌금을 물리는 지침까지 나왔다.
영국 가디언지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이탈리아 북부 볼로냐 인근 소도시 카스테나소의 카를로 구벨리니 시장은 미용실에서 '이중 머리 감기'로 매일 수천 리터(L)의 물이 허비된다며 이를 금지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규칙을 어기는 미용실에 대해 최대 500(약 70만원)유로의 벌금을 매겼다.
구벨리니 시장은 현지 매체인 코리엘레데레세라에 "각 고객이 사용하는 물의 양을 곱하면 하루에 수천 리터에 해당한다."라며 "미용일이 일요일과 월요일이 휴무인 점을 고려해 토요일에 명령을 내렸다,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당국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물을 틀어놓은 상태에서 1분에 13리터의 물이 흐르고 고객의 머리를 두 번 헹구는 데 최소 20리터가 필요하다고 나와있다.
한 미용사는 "두 번 감지 않으면 안되는 일부 제품이 있다"며 "또 고객 머리카락 유형에 따라 머리를 감기는 횟수도 달라진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지난 겨울부터 눈과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탓에 가장 긴 강인 포강이 말라붙었다. 특히 이탈리아 북부에는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라노는 물을 아끼기 위해 공공 분수대의 스위치를 잠갔다. 이 외에도 다수 도시가 시민들에게 물 사용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잇다. 일부 도시는 물 배급제까지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