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내년부터는 중소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해 연구·개발 비용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으로는 중소기업 전반에 걸친 육성정책을 넘어서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수기업 지원을 늘린다는 것이다.
이영 장관이 14일 강원 원주시 소재의 화장품회사 더마펌에 방문해 지원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이영 장관은 14일 강원지역 기업 현장 살피기 행보로 강원 원주시 소재의 화장품 회사 더마펌에 방문해 이같이 밝혔다. 이영 장관은 한윤재 더마펌 대표의 회사 소개와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우수기업 특화 지원을 통한 몸집 키우기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더마펌은 고기능성 스킨케어 제품 특화 제조기업이다. 지난 2002년 설립해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현재 중국, 미국, 캐나다, 일본 등 30여 개국에 진출해있다. 수출 비중이 90%가 넘는 수출 전문기업이다.
더마펌은 지난해 5072만 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2020년에는 2422만 달러 수출에 그쳤으나 1년 만에 2배 이상 수출액이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매출 타격을 입은 더마펌은 마케팅 비용을 대폭 늘리고 중국의 왕홍 등을 통해 홍보해 매출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1~5월 더마펌은 중국 알리바바 채널 한국 화장품 브랜드 판매 순위에서 6위를 차지했다. 10위권 내에서 중소기업 화장품 브랜드는 더마펌뿐이었다. 지난해 더마펌은 중기부 지원을 받아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고 고도화했다.
병·의원 전용 화장품인 더마화장품을 지향하기 위해 더마펌은 리서치&이노베이션(R&I)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R&I(연구혁신) 투자비용은 전체 매출의 3.3%에 달한다. 전 직원의 36%인 29명이 연구개발인력이다. 한 대표는 "대기업과 비교해도 높은 R&I 투자비용 비중을 갖고 있다"며 "그 결과 중소기업에서 유일하게 알리바바 채널 내 한국 화장품 브랜드 판매 톱텐 안에 들었다"고 말했다.
더마펌 R&I의 3대 핵심 기술은 △펩타이드 △스킨 마이크로바이옴 △리포좀이다. 펩타이드는 더마펌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서로 다른 종류의 아미노산 2~50개를 결합해 만드는 생체물질로, 콜라겐, 엘라스틴 등과 같이 피부 조직을 형성하는 단백질 기본 물질이다.
한 대표는 글로벌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영향력을 더 강화하고자 하지만 마케팅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K뷰티 플레이어로서 국내에서도 더 좋은 인지도를 가져가야 하는데 가장 큰 허들 중 하나가 마케팅 비용"이라며 "중소기업으로선 광고비나 매체비가 너무 비싸서 접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홈쇼핑 방송비용에 대한 불편함을 나타냈다. 홈쇼핑이 제품을 알릴 수 있는 좋은 채널이나 방송비용이 많이 들어 범접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올리브영을 비롯한 홈앤뷰티(H&B) 시장 역시 진출하더라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바로 퇴출을 당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외 진출 시 시장조사와 네트워크 형성에 애로를 느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영 장관은 "보통 부처들이 해외 진출을 도울 때 지원이 초기기업에 몰려있다"며 "더마펌처럼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기업들은 더 질 좋은 시장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공감했다.
이어 "그동안 너무 많은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생각에 지원금이 쪼개져 있었다"며 "내년부터는 전체 기업에 적용하지 않고 특화된 곳에 전략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외 진출 관련한 부분은 중소벤처기업연구원들과 함께 논의해 보완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