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의 인권은 중요하다. 누구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가 지난 16일 퀴어퍼레이드에 참석한 뒤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 16일 만난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는 퀴어퍼레이드를 함께하느라 비에 홀딱 젖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비에 젖은 채로 환한 표정을 짓는 요한손 대표에게 궂은 날씨때문에 힘들지 않았느냐 물었지만 대표는 단박에 "전혀 주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 결정에 대해 묻는 질문에도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이케아코리아는 지난해 온라인으로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석했지만 오프라인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은 요한손 대표가 지난 2019년 신임대표로 선임되면서 이케아코리아의 보폭도 넓어지게 됐다.
이번 행사는 이케아코리아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됐다. 지난 4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서울퀴어문화축제 동료 모집에 나섰다. 매장직원, 푸드코너 등 전 사업부서를 망라해 준비 인원을 꾸렸다. 이렇게 모인 20명의 인원은 축제 전 6주간 매주 1회씩 모여 행사를 준비했다.
이케아코리아는 축제에서 돌림판을 통해 무지개색의 '스토르스톰마' 가방, '프락타' 가방, 푸드 5000원 할인 쿠폰 등을 지급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이케아 부스 행사에 참여한 인원은 약 2000명으로 추정됐다. 이케아 부스에는 늦은 시간까지 행사에 참여하려는 이들이 줄을 섰다. 축제장 곳곳은 무지개색의 '스토르스톰마' 가방으로 물들었다.
'스토르스톰마' 가방은 성 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고 공평하게 환영받고 존중받을 권리를 지지하는 이케아의 포용을 표현하고 이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국제 성 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기념해 스페셜 에디션으로 제작된 가방이다.
요한손 대표는 "이케아는 다양성을 가진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환영받고 존중받고 포용 받음으로써 더 멋진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케아코리아는 내부적으로도 성별, 나이, 신체적 특성, 성 다양성, 인종, 종교, 문화 등에 구애받지 않고 각자의 개성을 중시하며 재능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성과 포용을 강조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방문객은 "한국기업도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연 뒤 "아직 가구를 구매할 나이는 아니지만 북유럽 기업의 가치관과 이케아의 이미지에 대해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 역시 "이케아코리아의 이번 행사 참여로 기업 이미지가 더 좋고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