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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사태 반년②)중기 피해신고 3월 이후 뚝…중기부 "충격 내재화 결과"
221억 자금지원…수요기업 "빚만 내는 지원 아쉽다" 지적도
입력 : 2022-08-29 오전 6:00:48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내 중소기업이 큰 타격을 받았으나 피해신고 건수는 4월부터 급감해 7월 이후 1건에 그쳤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피해 기업들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충격을 내재화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중기부는 피해 신고건 중 89건에 대해 221억3000만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적절한 지원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29일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 3월2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중소기업의 누적 피해신고 건수는 총 344건이다. 사태 직후인 3월 피해신고 건수가 308건이었으나 이후 신고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4월 24건, 5월 9건, 6월 2건, 7월 1건, 8월은 23일까지 0건을 기록했다. 중기부는 지방중기청, 중소기업중앙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지역본부에 '중기 피해 접수센터' 60개소를 설치해 실제 발생한 피해 내용을 사후적으로 접수했다.
 
중기부는 피해 접수된 신고건 중 조치 중인 1건을 제외하고 343건에 대해 조치를 취했다. 제도 안내 156건, 자금지원 89건, 대출만기 연장 1건, 정책 반영 1건의 조치를 단행했다.  
 
중기부 정책총괄과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기업의 피해신고 건수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며 "전쟁 발발 초기에는 대금결제 애로 비중이 높았으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대금결제, 계약보류 등의 애로 비중이 낮아지고 장기적인 수출 감소와 물류애로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대금결제 관련 신고가 209건, 60.8%로 가장 많았고 이어 수출 감소(19.5%), 물류(7.3%), 원자재 가격 폭등(5.5%), 계약보류(4.4%) 등의 순이었다. 피해를 신고한 업종 가운데 제조업의 비중이 74.4%, 유통업의 비중이 25.6%였다.
 
러시아 은행 제재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배제, 루블화 가치 절하로 러시아 바이어가 대금결제를 지연하거나 거절하면서 우리 중소기업의 자금 유동성이 악화되는 피해를 겪었다. 또 러시아 바이어와의 잔여 수주물량의 출하가 불확실해지고 우크라이나 전시상황으로 수출이 전면 중단되면서 수출 계약과 납품이 보류되거나 중단됐다. 러시아행 항공과 해운이 통제되며 선적 대기와 회황 등으로 중소기업이 추가비용을 떠안아야 했다.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입대금 부족 현상을 겪거나 선금 지급 후 물품을 받지 못하는 피해 사례도 나왔다.
 
중기부 산하·공공기관별 세부 지원현황을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중진공에서는 281개사의 피해가 접수됐고 피해액은 2억3400만달러로 파악됐다. 중진공은 99개사에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정책자금 239억원을 지원했고 26개사에 1억9200만원의 수출물류바우처를 지원했다. 15개사에 한해서는 상환부담 완화를, 중진공의 온라인 수출 플랫폼인 고비즈코리아의 13개사에 대해서는 대체거래선 발굴을 지원했다. 기보는 올해 상반기 기준 30개사에 147억원의 특례보증을 진행했다.
 
기보 관계자는 "피해 신고 기업에게 대다수에게 특례보증을 지원하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특례보증에 대한 피해기업의 부담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 피해 중소기업 이사는 "기존 대출 건이 남아있어 높은 금리로 새롭게 대출을 해야 하는 특례보증은 고려 대상이 되지도 않았다"며 "저리로 지원하는 특례보증이나 직접적인 자금 대출이 더 절실했다"고 했다.
 
피해 중소기업 지원에 대해 중기부 정책총괄과 관계자는 "중기부에서 중소기업 분야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현재까지 가동하고 있지만 현재는 명목상 가동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2월에 시작됐기 때문에 이제는 충격이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이 내재화하게 된다. 지금은 어느 정도 충격이 흡수된 상태"라고 부연했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이번 사태로 우리 중소기업의 대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러시아의 수출액이 급감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전쟁 발발 직후인 올 3월 수출액이 70만달러로, 지난해 3월 대비 97.3% 하락했다. 4월과 5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82% 떨어졌고 지난달에도 전년 동기비 69.8% 하락해 부진한 수출액을 기록했다. 대 벨라루스의 올 3월 수출액 역시 지난해 3월보다 63.8% 떨어졌다. 7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6% 하락했다. 러시아의 올 3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5% 하락했고 4월엔 지난해 동월보다 1억2290만달러, 50.9% 줄어들었다. 그러다 지난달에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3% 성장하면서 반등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우리 중소기업의 누적 수출현황을 살펴보면 우크라이나 수출액은 6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6.2% 줄었다. 벨라루스 수출액은 1100만달러로 39.6% 하락, 러시아 수출액은 12억6000달러로 14.6% 떨어졌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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