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스타벅스코리아가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해 개발·지원한 상생음료의 판매량이 매장별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판매 시작 2주 만에 초도물량을 거의 다 소진한 매장이 있는가 하면 개시만 겨우 한 매장도 있다. 현장 카페들에서는 이번 상생협력이 고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스타벅스나 동반성장위원회 차원의 홍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이 집계한 결과를 <뉴스토마토>가 분석한 결과 7일 오전 0시 기준 스타벅스가 전국 소상공인 카페 100곳에 지급한 상생음료 '한라문경스위티' 초도물량 중 26.9%가 판매됐다. 스타벅스가 총 지급하기로 한 5만잔 분량 대비로는 13.7%가 판매됐다.
스타벅스는 초도물량으로 카페 1곳당 256개의 파우치를 제공했다. 전체 초도물량 2만5600개 중 6533잔 분량이 판매됐고, 매장별 평균 판매량은 68.8개였다. 카페 100곳 가운데 폐업을 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곳, 판매를 중단한 곳 등 5곳은 조사에서 제외돼 총 95곳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사진=동반성장위원회)
상생음료를 가장 많이 판매한 매장에서는 230잔 분량을 판매해 초도물량을 거의 소진했다. 해당 매장에서는 추가물량의 조속한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가장 적게 판매한 매장은 2잔 분량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10잔 분량 이하로 판매한 매장은 총 8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스타벅스와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은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스타벅스가 보유한 음료 제조·판매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생음료를 신규 개발하고, 제조법과 재료를 소상공인 카페에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상생음료 '한라문경스위티'는 제주지역 특산물 '한라봉'과 문경지역 특산물 '오미자'를 활용한 음료로, 지난달 25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소재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이미 200잔 분량을 팔아치웠다. A씨는 스타벅스 상생음료 판매를 시작하면서 단골고객을 대상으로 권하고 홍보했다. 스타벅스, 동반성장위원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이 함께하는 상생음료라는 점도 설명했다. 청년층에서는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상생음료 소식을 접하고 매장으로 찾아왔다.
A씨는 "상생음료에 대해 설명하고 홍보하자 이제는 단골들이 축하한다면서 유자차 대신 '한라차 주세요'라고 할 정도다. 그만큼 반응이 좋다"며 "맛에 대한 반응도 좋아서 아이부터 청년층, 노년층 모두 좋아하는 음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재료비가 덜 들어가니 매출에도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상생음료를 계속 만들어서 제공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기 부천 소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의 상황은 달랐다. B씨는 2주 동안 상생음료를 겨우 2잔 판매했다. "이유를 모르겠다"고 운을 뗀 B씨는 "주변에 새로 생긴 카페가 있는 데다 1000원짜리 커피 등 저가 음료를 판매하고 있어서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너무 반응이 없어서 답답한 지경"이라고 했다.
B씨는 상생음료를 홍보하기 위해 SNS에 게시물을 올리고 포스터도 복사하는 등 기존보다 더 많은 홍보물을 부착했다. 배달앱에도 해당 메뉴를 올리고, 자주 가는 미용실을 방문해 시음을 권하기도 했다. B씨는 "팔면 남는 장사인데 이걸 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청귤청 판매 시기와 맞물려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청귤청이 나오기 전에 상생음료를 판매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라고 했다. 당초 상생음료는 여름 시즌음료로 기획됐으나 판매 날짜가 미뤄지면서 가을에 판매를 하게 돼 계절과일청과 판매시기가 겹쳐 아쉽다는 반응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판매량이 저조한 매장에서는 스타벅스 측이나 동반위 측에서 홍보를 강화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또 상생음료 판매매장을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스타벅스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상생음료 판매 카페 찾아보기'를 누르면 동반위 카카오톡 채널 친구추가로 연결된다"며 "동반위에서 링크를 눌러야만 상생음료 판매처를 찾을 수 있어 번거롭다.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바로 뜨도록 해야 소비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