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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박이 e심·5G 중간요금제…이통시장 활성화엔 역부족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9·10월 모두 전년 대비 감소
입력 : 2022-11-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난 8월 이동통신3사가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고, 9월1일에는 e심(eSim)이 상용화됐지만 이동통신 시장 활성화로는 이어지지 못한 모습이다. 시장 활성화 척도로 볼 수 있는 번호이동 건수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담합 의혹이 제기될 정도로 이통3사 간 중간요금제와 e심요금제가 비슷하지만, 이용자들의 선택이 많지 않았던 것이 이유로 지목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올 들어 1월과 5~6월을 제외하면 모두 전년 동월 대비 번호이동자 수가 감소했다. 9월과 10월의 경우, 번호이동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6만~7만건가량 큰 폭 감소세를 보였다. 각 사별 경쟁력 있는 5G 중간요금제가 출시되고, 한 대 폰·두 개 번호 사용이 가능해지는 e심 상용화로 각각 다른 이통사에 가입할 수 있어 번호이동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은 달랐다.
 
서울 마포구의 한 휴대전화 매장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9월의 번호이동 건수는 35만4723건을 기록했다. 직전월 대비로도 3만건가량 감소한 수치다. e심으로 다른 이통사에 가입하는 건이 많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5G 중간요금제가 경쟁 촉진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다. 10월은 9월 대비 소폭 늘어난 39만2553건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0월 47만279건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 애플의 아이폰 출시로 전월 대비 번호이동이 늘었지만, 전체 시장은 1년 전 대비 축소됐다. 
 
5G 중간요금제 출시와 e심 상용화가 모두 적용된 9월의 5G 가입자 수도 전월 대비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9월 5G 가입자 수는 2622만9565명이다. 8월 대비 51만4694명 늘어난 수치다. 번호이동건수에 이어 5G 가입자 수도 중간요금제와 e심의 효과가 미미했다는 얘기다. 
 
5G 중간요금제와 e심 요금제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는 최근 마무리된 국정감사에서도 논의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은 "당장 5G 중간요금제 불만이 많다"며 "실질적인 소비자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박완주 의원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e심 요금제를 보면 1GB도 아니고 250MB의 단가가 8800원으로 똑같은데, 단가가 똑같을 확률은 벼락 맞을 확률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번호이동시장의 시장 축소에 직접적 타격을 받는 곳은 다름 아닌 이동통신 유통망들이다. 5G 중간요금제와 e심의 경쟁력 둔화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이들 유통망은 이통사별 차별화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한 개통이나 알뜰폰으로 가입자 이동 등 소비자들의 이동통신 소비 패턴이 바뀐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전반적으로 각사별 요금제 등 차별화 요소가 적기 때문에 번호이동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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