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SK(034730)㈜가 차세대 식품 시장으로 주목받는 지속가능식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 지배구조 개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SK는 세포배양 연어육 상업화를 추진하는 미국 와일드타입(Wildtype)에 약 100억원을 투자하고, 대체 유(乳)단백질 생산 기업 미국 퍼펙트데이(Perfect Day),
매일유업(267980)과 지속가능식품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SK가 투자한 네덜란드 지속가능식품 기업 미트리스팜(Meatless Farm)도 최근 아주IB투자로부터 1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와일드타입 투자로 SK는 기존 식물성 고기(미트리스팜), 미생물 발효 단백질(퍼펙트데이, 네이처스 파인드)에 이어 세포배양 식품(와일드타입)까지 아우르는 지속가능식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와일드타입은 세포배양 기술로 실제 연어와 유사한 식감, 맛, 형태 등을 구현하는 데 성공해 내년을 목표로 연어 스테이크, 필렛 등 상업화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와일드타입은 아직 상업화 생산 전인데도 뛰어난 제품력으로 포케웍스(Pokeworks) 등 미국 주요 프랜차이즈 기업들과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세포배양 기술로 연어를 생산하는 미국 와일드타입(Wildtype) 제품. (사진=SK)
앞서 SK는 2020년 미국 퍼펙트데이에 투자하면서 지속가능식품 사업에 진출한 후 지난해에는 미국 미생물 발효 단백질 개발 기업 네이처스 파인드(Nature's Fynd)와 네덜란드 미트리스팜에도 투자해 시장을 선도해 왔다.
SK는 향후 퍼펙트데이·매일유업과의 협력을 통해 대체 유단백질 기반 제품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SK의 전략적 투자 역량에 매일유업의 제품화·유통·판매 전문성, 퍼펙트데이의 대체 유단백질 개발·제조 경쟁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합작법인은 관련 인허가를 획득한 후 퍼펙트데이가 생산하는 원료를 한국에 들여와 매일유업이 완제품 생산·유통· 판매 등을 맡는 형태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SK가 약 1200억원을 투자한 퍼펙트데이는 세계 최초로 단백질 생성 유전자에 미생물을 결합해 발효를 거쳐 단백질 생산에 성공했으며, 네슬레(Nestle) 등 다양한 식품 기업들에 아이스크림, 초콜릿, 크림치즈, 스무디 등 원료가 되는 우유 단백질을 공급하고 있다.
퍼펙트데이의 유단백질은 탄소발자국 국제표준규격(ISO 14067) 검토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97%, 물 사용량 99%, 에너지 사용량 60% 절감 등 친환경적 효과도 인정받았다.
SK㈜가 투자한 대체 유(乳)단백질 개발 기업 미국 퍼펙트데이(Perfect Day)의 아이스크림 제품. (사진=SK)
미트리스팜은 현재 유럽 시장에서 햄버거 패티, 소시지 등 30여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다짐육은 영국 식물성 고기 시장 내 판매 1위를 달성했으며, 새로 출시한 식물성 참치도 지난 9월 영국에서 열린 식품 전시회(Casual Dining Show)에서 혁신상을 받는 등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아주IB투자는 최근 미트리스팜에 100억원을 투자한 것에 이어 내년 초 추가 투자도 검토 중이다. 미트리스팜은 아주IB투자로부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김무환 SK 그린투자센터장은 "기후 변화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곧 미래 가치를 포착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지속가능식품 등 그린 산업의 폭발적 성장에 대비해 주도권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