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성공의 주역인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항우연 조직 개편에 항의하며 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15일 항우연 등에 따르면 고 본부장은 지난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고 본부장과 함께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부장 5명도 항우연에 전원 사퇴서를 제출했다.
고 본부장은 사퇴서에서 "항우연의 조직개편으로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조직은 사실상 해체됐다"면서 "부와 팀을 폐지하고 본부만 남겨 머리만 있고 수족은 모두 잘린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직개편으로 본부장 1명과 사무국 행정요원 5명만 남게 돼 이대로는 누리호 3차 발사, 산업체로의 기술이전 등 산적한 국가적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항우연이 지난 12일 발표한 조직개편안에는 발사체연구소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내 15개 연구개발팀을 폐지 후 부 체제로 편성하고, 세부 기능과 목적에 따라 업무리더(Task Leader, T/L)를 지정해 연구 공백 방지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고 본부장이 이끌어온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조직이 따로 없는 상태에서 내년 6월까지 존속한다.
항우연 측은 제한적인 발사체 연구개발 인력으로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과 차세대발사체사업 등 다수의 국가 연구개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조직 효율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조직 개편은 이미 오래 전에 내부적으로 요구가 있었고, 과제 책임도 그대로 가져가서 연구자들의 입장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항우연 내 위성연구소와 항공연구소는 2018년부터 팀제를 없애고 업무리더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 6월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