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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통화정책 변곡점①)긴축 감속에도 '피봇' 시기상조
미 연준 이어 유럽 은행, '빅스텝'으로 속도 조절
입력 : 2022-12-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피봇(통화정책 전환)으로 이어지진 않는 모습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인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해 내년에도 고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만큼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BOE)은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을 밟는 등 통화 긴축 속도를 줄이고 있다.
 
미 연준이 먼저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빅스텝을 단행해 4번 연속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 시대를 마감했다.
 
연준은 지난 3월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p 인상하며 ‘제로 금리’ 시대를 끝낸 것을 시작으로 5월에는 0.5%p, 6월과 7월, 9월, 11월까지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연준이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며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은 최근 들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한풀 꺾이고,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꾸준히 상승해 지난 6월에는 9.1%를 기록하며 폭등했으나 7월 8.5%, 8월 8.3%, 9월 8.2%로 상승폭이 줄었고, 10월 7.7% 상승하며 7%대 상승률로 기록하더니, 지난달에는 7.1%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연준이 이날 공개한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는 5.1%로 9월 예측치인 4.6%를 0.5%p나 상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음에도 연준이 내년에도 고강도 긴축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높은 금리 수준이 오래 유지될 경우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높아지게 된다. JP모건은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있고, 통화긴축 지속에 따른 금융시장의 약세장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연준의 긴축이 계속됨에 따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대폭 하향 조정됐다. 연준은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5%로 예상했는데, 이는 9월 전망치(1.2%)에서 0.7%p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실업률은 4.6%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 연준에 이어 유로존을 관할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5%p 인상했다. ECB는 지난 9월과 10월 두 차례 자이언트스텝을 밟았으나 이번에는 빅스텝으로 보폭을 줄였다.
 
다만 ECB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추가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존의 11월 인플레이션은 10%로 전달인 10월(10.6%)보다는 소폭 둔화했으나, ECB는 식량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영국 중앙은행(BOE)도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0.5%p 올리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자이언트스텝을 밟은데 이어 이번에는 금리 인상 폭을 줄였다. BOE는 물가를 잡기 위해 작년 12월 금리인상을 시작해서 쉬지 않고 9차례 연속으로 총 3.4%p 올렸다.
 
BOE는 올해 4분기 영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BOE는 4분기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0.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계 소비 부진 등을 이유로 들었다. 앞서 영국의 3분기 GDP는 0.2% 감소했다. 2분기 연속 역성장은 기술적 경기침체에 해당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2% 목표 달성 때까지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것을 시사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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