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작년 4분기 국내 상장사 대부분이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어닝 서프라이즈(시장 컨센서스 상회) 종목들의 주가 상승폭이 예년보다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증시에 주도주와 수급이 부재한 상황에서 기관 및 외국인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4분기 기업실적 둔화 흐름 속에서 실적과 목표주가가 상향된 종목들로 수급이 쏠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5% 이상 밑도는 상장사 비율은 최근 5년(2017~2021년)간 평균 59.4%에 달한다. 다만 올해의 경우 유가증권 기준 영업이익이 컨센서스 대비 25% 내외의 감소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4분기는 통상 성과금 등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기업이익이 예상치를 밑도는 경우가 많다. KB증권에 따르면, 매년 4분기 매출액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이익은 평균 마이너스(-) 14%의 어닝쇼크를 반복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4분기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대비 14% 감소한 41조4853억원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올해도 과거 평균만큼의 어닝쇼크를 반복한다면 실제 영업이익은 -25%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종목, 업종별 실적과 목표주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연초 투자주체가 외국인과 기관인 만큼, 실적주에 수급이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3년 기준 주간 단위의 실적 추정치 변화, 목표주가 변화와 주간 외인 종목별 수급은 각각 상관성이 타 팩터 및 타 투자주체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고 말했다. 종목별 실적추정치와 목표주가의 변화 여부가 외인·기관의 수급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올해 주력 투자주체는 외인과 기관이 될 것이라고 이 연구원은 진단했다.
실제 최근 국내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증시 유동성이 급감한 상황에서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기관의 배당 차익거래 매물이 출회되면서 증시가 급락하고, 이를 외국인이 받아줄 경우 증시가 반등하는 모습이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뚜렷한 수급 주체가 부재했다”면서 “올해 상반기 초 시장 대응은 이익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임에 따라 이익 전망치 상향조정으로 외국인 수급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작년 4분기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가 전년 및 전분기 대비 모두 상승한 업종은 호텔·레저·레스토랑(전년비: 흑자전환, 전분기비: 215.3%), 조선(흑전, 흑전), 가구(108.8%, 흑전), 항공우주·국방(1601.%, 128.9%)과 자동차(92.5%, 124.4%), 전기장비(203.8%, 22%)등으로 나타났다.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도 실적 상향주에 쏠리고 있다. 지난주 기관의 순매수가 전달대비 높아진 업종은 호텔·레저·레스토랑, 항공우주·국방, 유틸리티, 전기장비 순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교육서비스, 호텔·레저·레스토랑, 화장품, 항공우주·국방 순이다.
작년 4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실적 상향주에 대한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쏠림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