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금융당국이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등 펀드 판매사의 최고경영자에 대한 제재 절차를 재개합니다. 박정림 KB증권 대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등이 그 대상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 부실 판매 금융회사 제재조치안 중 그동안 심의가 잠정 보류됐던 내부 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한 부분에 대한 심의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안건 심의는 실무적 준비를 거쳐 2월 중 재개할 예정입니다.
앞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와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당시 사장)에 대해선 라임펀드 사태 관련 내부 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옵티머스펀드 관련 내부 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으로 문책 경고 제재 조치안을 결정한 바 있습니다.
제재를 최종 확정하는 금융위는 앞서 라임,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사유로 금융회사들에 업무 일부 정지 등 기관 제재 처분을 내렸지만, 최고경영자 징계안과 연관된 내부 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에 대해선 제재조치간 일관성·정합성, 이해관계자들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한 뒤 다시 심의를 진행하기로 하고 중단했습니다.
금융위가 지난해 3월 심의를 중단한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심의 재개에 나선 것은 최근 우리은행의 해외금리 연계 파생금융상품(DLF)에 대한 대법원판결이 선고됨에 따라 제재 판단 기준을 둘러싼 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DLF에 대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를 취소해달라고 낸 행정소송에서 금감원의 문책 경고 징계를 취소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규모 소비자 피해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필요성과 제재상대방의 법적 불안정성을 해소할 필요성, 그간 재판부가 제시한 공통적 법리에 따라 구체적·개별적 처분사유에 대한 판단을 내릴 권한이 처분청에게 부여되어 있다는 사실 등을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고려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금융위가 금감원 제재심 결정대로 문책 경고 이상의 제재를 확정하면 최고경영자는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금지돼 연임을 할 수 없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