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급등했던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연 3%대로 내려앉으면서 대표적인 중위험·중금리 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에 눈길이 모입니다. 지난해 미국의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지만 이미 내릴 만큼 내려온 지금이 ELS 상품에 투자할 적기라고 판단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는 것이죠. 현재 주요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수익률이 연 7~9%대에 형성돼 있습니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의 값이 사전에 정한 조건을 충족할 경우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결합상품입니다. 원금손실 발생 구간인 녹인 베리어(Knock-In Barrier) 아래로 떨어지면 투자한 전액을 잃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 선만 지킨다면 수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주가가 횡보하거나 크게 하락하지 않는 조정장에서 수익 추구가 가능하죠.
미국의 S&P500, 유럽의 유로스톡스50, 홍콩증시의 HSCEI, 그리고 한국의 코스피200 등이 기초자산으로 주로 활용됩니다. 기초자산이 많을수록 위험 가능성도 높아지겠죠.
상품은 6개월마다 조기상환 평가를 진행하는 스텝다운형 3년 만기 상품이 많습니다. 매월 평가해 월수익률을 지급하는 월지급식 ELS 상품도 있어요.
현재 국내 증권사들은 다양한 유형의 ELS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S&P500 한 개 지수만 기초로 삼아 안정성이 높은 상품으론 키움증권의 ELS 2208회가 있어요. 오는 30일까지 청약 모집을 진행합니다. 목표수익률은 연 6.4%이며 녹인은 45%입니다. S&P500이 3년 만기가 될 때까지 최초 설정가격의 45% 아래로만 내려가지 않으면 연 6.4%를 챙길 수 있습니다. 3년 만기지만 ELS 설정일로부터 6개월 단위로 90%-90%-85%-80%-75%-70% 조건을 만족할 경우 그 시점에서 연 6.4% 수익을 주고 조기청산됩니다. 최초 기준가격은 2월2일 종가로 결정되며 1차 평가일은 6개월 뒤 8월2일, 2차 기준일은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 내년 2월2일에 돌아옵니다.
EuroStoxx50, S&P50 두 지수를 기초로 삼는 상품은 어떨까요. 똑같이 조기상환형 스텝다운 구조에 3년 만기인데 수익률은 키움증권 상품이 연 7.2%로 미래에셋증권 연 7%보다 조금 높습니다.
상품 구조를 살펴보면 키움증권 2209회 ELS는 녹인 45%에 6개월 단위로 80%-80%-80%-80%-75%-55%의 조기상환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33460회 ELS는 녹인이 50%이며 조기상환조건은 90%-90%-85%-85%-80%-75%입니다. 녹인이나 조기상환조건 모두 키움증권이 괜찮죠. 숙려 대상자의 청약마감일은 마찬가지로 오는 30일까지입니다.
3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 중에서는 수익률만 보면 키움증권 제2215회 ELS가 연 9.6%로 높은 편이에요. S&P500, HSCEI, EuroStoxx50가 기초지수입니다. 중국과 관련한 리스크가 불거질 때마다 흔들리는 HSCEI 지수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3분기말 기준 녹인 구간에 들어 손실이 발생한 ELS 중 절반 이상이 HSCEI와 연계된 ELS였습니다. 홍콩 증시는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정책과 미국의 뉴욕증시 상장 중국 기업 제재 등의 직격탄을 맞았죠. 최근엔 반대로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가 호재가 돼 반등하고 있습니다. 홍콩 증시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ELS로 투자하기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HSCEI 지수가 포함되지 않은 NH투자증권의 제222433회 ELS는 연 8.52% 수익률에 KOSPI200, S&P500, EuroStoxx50 세 지수를 기초자산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요. 만기도 2년으로 짧습니다. 녹인은 50%, 4개월마다 90%-85%-85%-80%-80%-75%의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면 연 8.52%의 수익을 얻을 수 있죠. 만기와 조기상환 주기가 짧아 빠르게 조기상환 받아 재투자를 원하는 사람에게 적합하겠죠.
높은 위험부담을 안고 고수익을 노린다면 지수형 ELS 대신 개별 주식종목이 포함된 '종목형 ELS'를 노릴 수도 있습니다. 특히 테슬라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기대수익률이 높은 편이에요.
NH투자증권 Now(ELS)114는 만기 1.5년 상품이에요. 녹인은 25%로 굉장히 낮습니다. 3개월마다 평가해서 80%-80%-80%-75%-70%-65%의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면 연 22%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죠.
지난해 테슬라 주가는 65% 폭락했습니다. 이 때문에 작년에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가 대거 녹인 구간에 들어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올해는 주가가 다시 반등하고 있고, 또 여기에서 떨어지면 얼마나 더 떨어지겠나 하는 생각도 들겠지만, 엄연히 변동성이 큰 종목인 만큼 투자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