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검찰이 재벌가 3세 및 연예인 마약사범을 무더기로 적발했습니다. 검찰 입장에서는 재벌3세와 연예인 마약 수사 발표가 여론을 환기시키고, 시선을 고정하는 데 안성맞춤입니다.
이번 마약 사건은 검찰의 여론 환기라는 의도도 있지만, 일종의 '유력가 카르텔' 형태를 보입니다. 특정 장소에 물품을 미리 놓고 가거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암암리에 유통되곤 하는 일반 마약 범죄 사건과 다른 것이 특징입니다.
이들은 해외 유학 과정에서 알게 된 사이로, 자신들만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범행을 이어왔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 대상으로 한 익명 범죄가 아닌 자기들만의 카르텔, 네트워크 안에서 이뤄진 범죄"라고 설명했습니다.
유력가를 중심으로 한 마약스캔들. 더 이상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볼 수만은 없습니다. 최근 현실에서 마약은 계층을 불문하고 우리 일상생활에 빠르고 깊숙이 스며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10대 마약사범도 늘어…10년새 11배 증가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적발된 누적 마약사범은 1만575명으로 전년 동기(9363명) 대비 12.9% 늘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국내 마약사범의 평균 연령대가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10대 마약사범은 2011년 41명에서 2021년 10년 새 450명으로 11배 치솟았습니다.
이처럼 마약범죄가 만연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텔레그램이나 다크웹 등 단속이 어려운 유통 창구가 늘었다는 점입니다. 또 국제우편, 항공특송 등 해외직구 형태의 방식으로 접근이 쉬워진 점도 마약 확산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마약에 대한 안일한 인식도 문제"…투약사범 재활 정책도 필수
마약 사건을 주로 다루는 박진실 변호사는 "마약을 구하기 쉬워졌을 뿐 아니라 마약이 불법이라는 인식 자체가 약해져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대마 정도는 가볍게 여기고 범죄 발각 가능성이 적다고 안일하게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약 범죄의 확산을 막기 위해선 전문적인 예방 교육과 더불어 투약사범에 대해선 치료·재활 교육이 지원돼야 합니다.
마약 수사 경력이 많은 한 법조인은 "투약 사범에 대한 치료 및 재활 정책이 마련되어 있지만 예산이 많이 부족한 편"이라며 "마약 범죄는 재범률이 상당히 높다. 그들을 단순히 범죄자로 낙인찍을 게 아니라 치료 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재벌가 3세와 연예인 등이 가담한 대마사범 집중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