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4대 금융지주가 이자 수익에 힘 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실덕을 거뒀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대마진 확대로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입니다. 다만 고금리 속 '이자 장사'를 했다는 비판 여론이 꾸준히 조성되는 만큼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총 15조8506억원(지배주주기준)입니다. 이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전년 순이익(14조5428억원)과 비교해 9.0% 늘어난 수준입니다.
이번 지주사들의 역대금 실적의 배경에는 이자이익 증가가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가계·기업 대출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며 이자이익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30% 가량 대폭 늘어났습니다.
역대급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금융지주사들은 표정 관리하기 바쁩니다. 물가·환율·금리가 모두 오른 3고 상황에서 가계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 놀이'를 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지속적으로 은행권의 '공공재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6일 은행들의 성과급 및 배당 지급에 대해 "발생한 이익의 3분의 1을 주주환원하고 3분의 1을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면, 최소한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우리 국민 내지는 금융 소비자 몫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은행권의 사회공헌 노력은 금액적 측면에서 주주환원이나 성과급의 10분의1 이하로 적은 금액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이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앞서 지난달 13일에는 "시장에 과도한 쏠림이 있는 경우 (개입이) 충분히 필요하다"며 "은행은 가산금리 조정에 어느정도 재량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사상 최대 실적이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연체율이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은 은행 등 금융사에 대해 특별대손준비금 도입 등을 추진하면서 충당급 추가 적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2월 0.19%로 3개월만에 0.03%포인트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15%, 신용대출 연체율은 0.24%로 각각 0.03%포인트, 0.04%포인트씩 상승했습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0.06%포인트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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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