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쌍방울그룹의 김성태 전 회장과 관련된 '대북송금' 의혹 수사가 탄력을 받으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더욱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김성태 전 회장을 비롯해 수행비서, 금고지기까지 줄줄이 구속되면서 그들의 '입'이 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고지기'로 알려진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의 구속영장 발부가 코 앞으로 다가온 만큼 검찰은 대북 송금 등 여러 의혹에 결정적인 진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쌍방울 그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 해외로 도피했던 김성태 전 회장의 '금고지기'인 전 재경총괄본부장 김모씨가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고지기' 영장실질심사 포기…구속영장 발부 앞둬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공모해 부정거래를 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모 전 재경총괄본부장이 이날 예정됐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오전 "성실하게 조사받겠다"는 취지로 검찰에 영장실질심사 참석 포기서를 제출한 겁니다.
법원은 심문 없이 관련 기록 등을 검토한 뒤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 또는 14일 새벽께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앞서 구속기소된 김성태 전 회장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반성하는 차원"이라며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이재명 대표를 전혀 모른다"고 부인하던 김 회장이 돌연 태도를 바꾸게 됩니다.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해 300만 달러를 북측에 추가 송금했다고 진술했으며 통화를 한 적이 있다고도 밝히게 된 겁니다.
자금흐름 정확히 파악하는 '키맨' 입 주목
검찰은 '금고지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까지 받아들여질 경우 수사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씨가 김 전 회장의 자금을 관리한데다 쌍방울그룹 재경총괄본부장도 지낸만큼 자금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등 모든 의혹의 '키맨'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김씨가 수사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상당한 수사 진척이 예상됩니다.
김성태 전 회장 또한 앞선 검찰 조사에서 회사자금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김씨가 잘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검찰은 지난 주말 국내로 송환된 금고지기 김씨를 바로 압송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구속된 이후에는 김 전 회장이 북한에 건넸다고 밝힌 자금 800만 달러의 출처와 추가 송금 여부, 목적 뿐 아니라 이재명 대표와 김성태 전 회장의 관계에 대해 추궁할 전망입니다.
김씨의 진술이 이재명 대표와의 관련 의혹의 결정적 근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씨는 김 전 회장이 북한에 건넸다는 800만 달러의 자금 일부를 김 전 회장이 세운 페이퍼컴퍼니에서 조달하는 실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이 있는 전환사채(CB) 발행 전반을 실행에 옮긴 인물입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