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약 165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약 50kg 규모의 필로폰을 태국에서 국내로 밀수입한 마약 밀수범 3명이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이들은 담배 밀수 경험을 토대로 마약까지 확대했다가 검찰에 덜미가 잡힌 사례입니다.
만약 이 필로폰이 시중에 유통됐다면 1660억원 상당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국내 필로폰 밀수 사건 중 역대 3번째 규모로 큰 사건이기도 합니다. 이에 검찰은 마약수사 역량 복원 이후 1호 사건이라는 점에서 스스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21일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은 대량의 필로폰을 팔레트(화물 운반대)에 숨겨 태국에서 국내로 들여온 마약사범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부산지검이 압수한 필로폰. (사진=뉴시스)
담배 밀수범 쫒다 '얻어걸린' 적발
이 사건은 부산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이 신설된 후 첫 검찰 직접 수사입니다. 또 팔레트를 통해 마약을 들여온 것을 적발한 첫 사례기도 합니다.
다만 부산지검이 처음부터 필로폰 마약범을 수사한 것은 아닙니다. 담배 밀수범을 쫒는 과정에서 적발된 겁니다. 검찰 관계자는 "밀수의 대부'라고 불린 A씨의 담배 밀수 건을 수사하던 중 필로폰 밀수 정황도 발견해 구속 기소했다"며 "마약 유통 전 단계에서 선제적 수사로 대량의 필로폰을 압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출입 물품 선적에 사용되는 화물 운반대에 숨겨진 필로폰. (사진=뉴시스)
세관서 팔레트 검색 안해 '무사통과'
실제 검찰은 A씨의 수출용 담배 밀수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대구 아파트를 찾는 과정에서 방바닥에 팔레트와 함께 필로폰을 놓고 정리하는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A씨는 팔레트 하부 구멍에 필로폰을 숨겨놨던 겁니다.
이번에 검거된 이들이 밀반입 방식은 화물 운반대인 팔레트 였습니다. 수출입 화물과 함께 선적되는 플라스틱 재질의 팔레트 안에 필로폰을 숨겨 부산 용당세관을 통관하는 방법으로 필로폰을
몰래 들여왔던 겁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팔레트는 무게가 상당하고 숨길 공간이 많다"며 "세관에서 검색할 때 주요수입 물품은 검색하지만, 운반대인 팔레트는 검색을 잘 하지 않아 그동안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검찰 마약수사 역량 복원 이후 1호 사건 '자화자찬'
검찰은 이번 수사가 검찰 마약수사 역량 복원 이후 1호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2021년 7월 문재인 정부의 검찰 수사권 조정으로 마약 수사가 제한·축소됐다가 작년 마약 수사 역량 복원에 나서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가 부활한 뒤 거둔 첫 적발 사례라는 겁니다.
자화자찬 사례는 이번만은 아닙니다. 작년 10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한 달 보름여 만에 서울중앙지검이 '재벌 3세 마약 일당 검거'라는 성과를 공개했습니다.
이어 지난달 말에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가 재벌·중견기업 2~3세, 전직 고위공직자 자녀, 연예인 등 대마사범 20명을 입건해 17명을 기소(구속 10명, 불구속 7명)했다고 대대적으로 알렸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