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토큰증권(STO)이 제도권에 들어오면서 새 먹거리 창출 기회가 생긴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분산원장 기술 기반으로 다양한 실물 자산을 디지털화해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해지는데요. 다만 관련 법 개정과 토큰증권 시장 활성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증권사의 사업 동향과 해외 토큰 증권 시장 상황, 남은 과제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증권사들은 STO 시장이 열리면서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섰습니다. 내부 조직을 정비하고, 블록체인 기업이나 조각투자 회사 등 관련 산업군과의 협업을 통해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다양한 권리의 증권화가 가능해지면서 발행과 장외거래수수료, 기초자산에 대한 신탁·관리 등에서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주계열 증권사 자금력 앞세워 시장 선점 나서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향후 출시될 STO 상품과 거래 방식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프라이빗 체인으로 구동되고 각 증권사 간 상품이 다르게 올려지는 구조라 차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사고 싶은 STO가 특정 증권사에 있으면 계좌를 열어야 해 증권사 입장에서는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 새롭게 생긴 것인데요. 새로운 투자자가 유입되면 예수금과 거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죠.
거래량이 안 나오는 초기에 선제적으로 비용을 부담하고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곳은 금융지주사를 둔 KB증권·신한투자증권으로 보여요. KB증권은 현재 STO전담 태스크포스팀(TFT) 구성해 STO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규제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 STO 핵심 기능을 위주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최근에는 단계로 실현 가능한 수준의 사업 추진과 규제 가이드에 따른 개발 방향 등을 검토 중입니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해 7월 TF단위에서 부서로 승격된 블록체인부서에서 STO 관련 기술을 축적해 종합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회사와 블록체인 기술 협력 파트너십을 맺는 한편, 플랫폼 회사와도 함께 사업 추진을 위한 기능 검증에 착수했네요. 최근에는 토큰증권 협의체 얼라이언스를 구축했고요. 토큰증권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안전한 자산을 토큰화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협업하는 조직입니다.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뉴시스)
주요 증권사도 잰걸음…관련 기업과 협업 확대
키움증권은 내부 TF팀에서 지난해부터 외부 제휴와 인프라 구축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토큰 증권 법제화 시점에 맞춰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부동산 조각 투자 플랫폼과 음악저작권 투자 플랫폼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는데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영웅문s'에서 STO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 예정입니다. 대신증권은 이달 인수 계약 마무리를 목표로 부동산 투자 플랫폼 카사코리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금융과 부동산을 융합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라고 본 것이지요.
NH투자증권은 토큰증권 전담 부서인 디지털신사업부를 만들고 조직 구성과 역할과 책임(R&R)을 확립했습니다. 외부 조각투자 사업자들과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한 협업 태핑(사전수요조사)을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는 토큰 증권 생태계를 위한 기업 간 협의체 'STO 비전그룹'을 구성했어요. 미래에셋증권은 다양한 조각투자 업체들과 계좌관리기관 업무를 위한 협의를 하고 있고, 상반기에 인프라 구축을 완료해 3분기부터 서비스 개시할 예정입니다. 자체적인 발행과 유통 플랫폼을 만들어 연내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밖에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SK증권도 다양한 사업자와 협업을 통해 STO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 중입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토큰 증권에 대한 새로운 규율체계와 관련 법령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시점으로 향후 투자자 보호 등 제도권으로의 안정적인 정착이 중요하다"면서 "법제화 과정에서 명확한 해석과 지침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