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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행채 순발행 넉달째 마이너스…"유동성 충분"
예·적금 유입·가계대출 감소 등
입력 : 2023-03-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월별 은행채 순발행액이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까지는 채권 시장 불안에 따른 금융당국의 은행채 발행 자제령이 영향을 미쳤지만, 올 들어서는 은행채 발행 필요성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대출금액이 줄고 있고 예적금 금액이 유입되면서 은행의 유동성이 충분해졌기 때문입니다.
 
1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은행채 발행액은 12조1100억원이었는데, 상환액 16조6200억원에 상당히 못 미치는 규모였습니다.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수치)은 마이너스(-) 4조510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은행채 순발행액은 9월 7조4600억원에서 10월 2600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11월엔 -3조2100억원, 12월 -2조58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은행채 순발행액은 올 들어 계속 마이너스입니다. 지난 1월에도 -4조7000억원 규모였습니다.
 
시중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금융당국의 발행 자제령 해제를 촉구하지만, 시장 상황을 보면 은행권의 발행 수요 자체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4대 시중은행의 올해 1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은 모두 100%선을 뛰어넘었습니다. LCR이란 30일간 은행의 순 현금 유출액과 비교해 예금과 국공채와 같은 고유동성 자산의 비율을 얼마나 가졌는지 보여주는 유동성 지표입니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은행의 여유자금이 풍부하다는 의미입니다.
 
가계대출 상환액이 늘어난 것도 은행 LCR을 밀어 올렸습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이 8조원 감소했는데요. 신용대출 잔액 감소액이 7조4000억원에 달했고, 주택담보대출 역시 6000억원 줄어들었습니다.
 
다만 은행의 유동성은 나아졌지만,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것은 걱정거리입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하나·NH농협 등 4대 은행의 지난 1월 신규 연체율은 평균 0.09%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신규 연체율 평균(0.04%)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연체율은 가계와 기업 구분없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4대 은행의 가계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3,6월에는 각각 0.04% 수준을 보이다가 하반기인 9월 0.05%에 이어 12월과 올해 1월에는 0.07%까지 올라왔습니다. 기업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월 0.05%에서 3월 0.03%로 낮아졌지만 이후 6월(0.04%)과 9월(0.06%), 12월(0.08%) 상승세를 그렸고, 지난 1월에는 0.10%까지 치솟았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체율 수준 자체는 낮지만, 상승세는 뚜렷하다"며 "앞으로 연체율이 더 높아지면 은행들의 추가 충당금 적립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유동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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