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김 전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 간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김 전 부원장이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유 전 본부장의 주장에는 시기와 장소, 금액 등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유 전 본부장에게 직접 질문하자 유 전 본부장은 "받은 사람이 더 잘 알지 않겠느냐"며 맞받아쳤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6일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4차 공판을 열었습니다. 이날 재판에는 유 전 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김 전 부원장 측의 반대신문을 받았습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이 돈을 건넨 정황에 대해 정확하게 답변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2021년 6월 광교 버스정류장에서 김 전 부원장에게 3억원을 건넸고, 같은 해 6~7월 사이 경기도청 근처에서 2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진=연합뉴스)
김 "돈 건넨 내용·방법 달라"…유 "담배 피며 이야기해놓고"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 신문 중 직접 발언권을 얻은 김 전 부원장은 "정치자금을 건넸다는데 내용과 방법이 증언과 다르다. 내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돈을 가져갔다고 한다. 3차 도로에서 몇 시에, 경기도청에서 몇 시에 만났는가"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만난 시간은 잘 아실 거고 제 기억으로는 10시 전후다"라고 즉각 받아쳤습니다.
양측의 오고 가는 고성에 재판부는 몇 차례 중재에 나섰지만 김 전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은 설전을 이어갔습니다.
김 전 부원장이 "3차 도로에서 나를 10시에 만났다고 했는데 조서상에는 9~10시라고 했다"며 "대변인을 할 당시 가봤는데 (경기도청 주변이) 매우 넓다"며 장소가 특정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김 전 부원장의 이어지는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은 언성을 높이며 " 경기도청 옆 도로 꺾어서 들어오라고 한 거 기억 안나냐", "우측 변 공원에서 담배 피며 이야기했던 것도 기억 안나냐"며 따져 물었습니다.
김 전 부원장이 "돈을 준 시점을 2021년 8~9월경으로 기억한다고 했는데, 언제까지 나에게 돈을 줬느냐"며 "여기(공소장)에서 김용을 빼면 답이 나온다. 본인이 8~9월까지 돈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자 유 전 본부장은 "받은 분이 잘 알 것이다. 저는 그걸(돈 준 시점) 머리에 두지 않았다. 고발할 것이었다면 써놓았을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오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김 전 부원장 측의 반대신문은 오후까지 이어졌습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