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이른바 '논두렁 시계' 보도 배후에 국가정보원이 있다고 주장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박혁수 부장검사)는 지난해 10월 이 전 부장을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이 전 부장은 2018년 6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SBS와의 개인적 인연 등을 고려해볼 때 SBS 보도의 배후에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됐다"고 했다가 같은 해 11월 SBS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습니다.
검찰 "개인적 의견 표시…명예훼손 해당 안 해"
검찰은 이같은 이 전 부장의 발언이 사실 적시가 아닌 개인적인 의견을 표시한 것으로 보고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논두렁 시계' 논란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한창이었던 2009년 4월 KBS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 부부에게 스위스 명품 시계를 뇌물로 제공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SBS는 같은 해 5월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서 '집사람(권양숙 여사)이 봉하마을 논두렁에 (시계를) 내다 버렸다'는 진술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같은 달 23일 서거했고, 이 전 부장을 비롯한 당시 검찰이 해당 보도의 유력한 배후로 지목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 전 부장은 논란이 계속되자 미국에 체류 중이던 2018년 입장문을 통해 KBS 보도는 국정원 대변인실이 개입해 이뤄진 것이며 SBS 보도 배후에도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SBS는 보도 경위 진상조사위원회 조사를 통해 해당 보도가 국정원의 개입 정황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전 부장을 고소했습니다.
이 전 부장은 곧 출간 예정인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에서도 논두렁 시계 보도의 배후가 국정원이라고 재차 주장했습니다.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사진=연합뉴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