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신유미 기자] 동남아 진출을 노리는 국내 핀테크 분야 스타트업들은 당국의 명확성과 정부 주도의 열려 있는 기회를 보고 싱가포르를 택했다고 말합니다. 싱가포르 금융당국인 MAS의 핵심 정책 중 하나가 핀테크 활성화인데요. 현지 당국은 핀테크 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주기적으로 '핀테크 페스티벌' 등을 개최해 투자자와 스타트업이 만나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이해영 비씨랩스 디렉터(왼쪽)와 오주현 케이크랩스 대표가 KSC에서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삼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싱가포르 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싱가포르의 개방적인 네트워크 환경을 꼽았다. (사진=유근윤 기자)
지난 28일 KSC 싱가포르점에서 만난 이해영 비씨랩스(BC Labs) 디렉터는 "저희는 싱가포르에 법인을 두고 여기를 전 세계의 헤드쿼터로 보고 있다"며 "한국에서 플랫폼을 개발하지만, 사업이 개발되고 운영되는 건 싱가포르 법인에서 이뤄진다"고 말했습니다. 비씨랩스는 글로벌 디지털 자산 투자 플랫폼 '코인베스터(Coinvestor)'의 개발사입니다. 코인베스터는 전문가가 관리하는 맞춤형 디지털 자산 투자 플랫폼입니다.
비씨랩스는 지난 2월부터 KSC에 입주해 사무공간 제공을 비롯해 회계 및 사무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이 디렉터는 MAS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규제 당국의 스탠스가 명확하고, 가이드라인이 구체적이기 때문에 비즈니스의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싱가포르는 핀테크 기업들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입장이에요. MAS에서 저희 비즈니스 모델을 보고 이런 라이선스가 필요할 것 같다고 직접 코멘트를 주고, 그에 맞게 라이선스를 신청할 수 있고요. 다른 나라들은 애매한 경우가 있는 반면 싱가포르는 명확하다는 점이 싱가포르를 선택하게 되는 이유가 되는 것 같아요."
또다른 KSC 입주 핀테크 기업 케이크랩스는 발리에서 출발한 한국계 정보기술(IT) 스타트업입니다. 케이크랩스는 지난 2021년 6월 '인도네시아판 당근마켓'인 로컬서비스 '차카마켓'을 선보였습니다. 현재까지 사용자는 35만명을 넘어가고 있다고 회사는 전헀습니다.
KSC 공유 오피스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공유 오피스에는 KSC 입주 기업 외에도 다양한 현지 기업들이 모여있다. (사진=신유미 기자)
같은 날 KSC에서 만난 오주현 케이크랩스 대표는 싱가포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저희 고용인력의 대부분은 한국인이 아니다"라며 "인도네시아에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노동이나 급여 등 자금처리가 생각보다 어려워 싱가포르를 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싱가포르에 헤드쿼터가 있으면 인도네시아와 협약이 되어있기 때문에 투자 등을 받거나 자금을 융통하는 데 있어 더 수월하다는 겁니다.
싱가포르의 개방적인 네트워크 환경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입니다. 오주현 케이크랩스 대표는 "저희가 작은 스타트업인데도 불구하고 은행 등 대형 기관을 만나고 싶다고 하면, 길 하나 건너면 다 밀집돼있어 만나기 편하다"며 "핀테크 멤버들이 밀집돼있어 서로 잘 연결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7)편에서 계속>
싱가포르=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