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현대카드가 고금리 상품인 현금서비스 늘리기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올 들어서만 '현금SVC(현금서비스) 및 신판가맹점 대금 지급'을 목적으로 회사채를 5차례나 발행했는데요. 차환 등을 목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다른 카드사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관련 단말기 교체와 수수료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다른 분야에서 수익 확대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출처=금융감독원, 그래픽=뉴스토마토)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7일 두 차례에 걸쳐 12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니 모두 '현금SVC 및 신판가맹점 대금 지급'이 목적이었습니다. 앞서 지난 1월9일과 1월19일, 3월22일, 3월28일 발생한 회사채 역시 현금서비스 목적입니다.
최근 발행된 타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롯데·우리·하나카드)의 회사채 내역과 비교해보면 현대카드가 유독 현금서비스에 집착한 걸 알 수 있습니다. 신한카드는 앞서 지난 6일 채무상환 목적으로 2000억원을, 삼성카드는 지난달 30일 가맹점 대금 지급용도로 900억원을, KB국민카드는 지난달 28일 가맹점 대금 지급을 위해 1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도 영세·중소 가맹점 금융지원과 가맹점 대금 지급 등의 목적으로 최근 각각 1700억원, 2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최근 채권시장이 안정되면서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됐지만 서민 '급전 창구'인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서비스는 법정최고금리(20%)에 근접하는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는데요. 때문에 카드사들이 고금리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월 기준 현금서비스 금리대별 회원 분포 현황을 보면 현대카드의 경우 16~20% 구간 대출 비중(이용회원)이 79.96%에 달합니다. 또 현대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율(금리)은 평균 17.47%인데요. 신한·현대·삼성·KB국민·우리·롯데·하나카드 등 7개 전업사의 평균(17.06%)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현대카드가 고금리 서비스 전략을 펼치는 것은 '애플페이' 도입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애플페이를 국내 가장 먼저 도입한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수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수료와 단말기 비용 부담이 최종적으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바 있습니다.
현재 전국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 수준에 불과한데요. 단말기 부담 등을 감안하면 다른 카드사도 애플페이 도입을 망설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 입장에서는 애플페이 국내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 설치와 수수료 관련 막대한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이자 장사'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고금리 전략을 접지 못하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