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 지난해 말 A씨는 애큐온캐피탈로부터 대출 권유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A씨는 평소 애큐온캐피탈과 어떠한 금전거래도 하지 않았는데요. 회사 측에 전화번호 등 본인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았는지 문의하자, 애큐온캐피탈에서는 "신용정보조회 동의 및 한도 조회 신청이 있어서 고객정보가 수집된 것으로 확인된다"면서도 "고객(A씨)에게 전화했다는 직원은 존재하지 않으며, 발신번호 조작 보이스피싱일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제보자A씨가 22년 11월30일 애큐온 캐피탈로 받은 답변. 하지만 23년 3월18일 통화기록을 떼보니 애큐온 캐피탈로부터 전화가 온 것을 확인했습니다.(사진=제보자 제공)
애큐온캐피탈은 16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마케팅 동의 관련 건'과 관련해 "수집이용 동의 시, 동의일로부터 5년까지 보관된다. 마케팅콜 활용보다는 향후 민원 대응을 목적으로 하는 단순 전산 보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애큐온캐피탈은 IB(투자금융), 커머셜금융의 비중이 크고, 리테일금융은 기업 대상 모기지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개인 고객에 대한 마케팅 콜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A씨가 본인의 통화기록 조회한 결과, 당시 대출 권유를 받은 통화의 착신번호는 애큐온캐피탈의 고객센터로 확인됐습니다. A씨는 "애큐온캐피탈에서 나한테 전화를 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나중에 전화번호 기록을 떼어보니 애큐온캐피탈 번호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전화나 문자로 상품·서비스를 소개·권유하는 건 신용정보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신용정보는 '특정 신용 정보 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 즉, 생존하는 개인의 성명, 연락처(주소·전화번호 등) 등이 해당됩니다. 또 33조에 따르면 신용정보 이용은 '신용정보 주체가 신청한 금융거래 등 상거래관계의 설정 및 유지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원칙적으로 이용해야 합니다.
애큐온캐피탈은 지난해 9월 이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용대출 신규영업을 중단한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캐피탈 직원 및 대출모집인의 영업 마케팅 전화는 고객센터 대표번호가 아닌 개인 사무 번호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애큐온캐피탈 측은 "고객센터에서는 대출 권유 전화를 받았다는 문의에 대해 상담 매뉴얼에 따라 보이스피싱 가능성을 안내하고 있다"며 "최근 금융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 등을 사용해 금융사 대표번호로 보이스피싱을 시도하는 사례도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홈페이지 안내를 비롯해 정기적인 문자 발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객센터 상담 매뉴얼 마련 및 자체 교육을 실시하는 등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