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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라시에도 들썩" 2금융권 'PF 부실' 공포 엄습
부동산 PF 잔액·연체율 급증
입력 : 2023-04-1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등 2금융권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부실 우려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PF 이전 사업 초기 단계에 실행하는 고금리 단기대출 '브릿지론'까지 잠재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PF부실 루머에 당국·협회까지 해명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대형저축은행 A와 B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 1조원대 결손이 발생해 예금자 은행 계좌가 지급 정지될 예정이라는 문자 메시지가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됐습니다. 문자에는  '잔액 모두 인출 요망'이라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그간 저축은행권의 PF대출 부실 우려가 있다는 진단이 많았던 만큼 혼란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는 곧바로 "현재 저축은행 수신 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즉각 대응에 나섰습니다. 해당 저축은행 관계자는 "즉각적 대응 이후 예금액이 다시 들어왔다. 문의가 빗발쳐 업무를 보기 힘들 정도였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의 결손 '의혹'이 제기된 것만으로도 지방저축은행, 중소형 저축은행은 영향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미국 특화은행 SVB를 파산으로 몰고 간 뱅크런도 이틀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당시 은행이 어렵다는 불안이 SVB 고객들 사이에 퍼져 있었는데, 투재채권 매각 손실이 발생했다는 공시가 나오자 대량 현금인출이 발생했습니다. 위 사례와 같은 소문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은 이유입니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부실 우려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저금리 시기 PF 대출을 크게 늘린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시기로 전환되며 부실 대출 위험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융권 PF대출 건전성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은행·보험·증권·여신전문금융회사·저축은행·상호금융(새마을금고 제외)의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29조9000억원으로 지난 2021년말(112조6000억원)에서 대비 1.15배 불어났습니다. 지난해말 부동산 PF대출 연체율은 1.19%였는데요. 전년 대비 0.82%p 올랐습니다. 그 중 캐피탈 등 여신금융전문회사는 전년대비 0.47%에서 2.20%로, 저축은행은 1.22%에서 2.05%로 올랐습니다.
 
캐피탈사 브릿지론도 '부실 뇌관'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들의 PF 연체율이 커지는 가운데 '브릿지론'의 부실 위험이 특히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브릿지론은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가 1금융권에서 본 PF를 받기 전 개발자금을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돈을 빌리는 것입니다. 브릿지론은 수익성이 높은 아파트 보다는 일반 주택이나 상업 시설 등 수익성이 낮은 사업장에 공급되는데, 이 때문에 본 PF보다 상당히 리스크가 큰 편으로 분류됩니다. 
 
저축은행업계의 경우 지난해 9월말 기준 부동산PF 잔액은 총 5조2000억원으로, 이 중 브리지론은 2조9000억원입니다. 특히 캐피탈업계는 부동산 PF 28조6000억원 중 30%(약 9조원)이 브릿지론으로 집계됐는데요. 타 업권보다도 부동산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사업장에 집중하는 저축은행과 달리 국내 캐피탈사들은 이미 거액의 익스포저가 발생했고, 지난 2017년 대비 5년새 4.3배 규모로 늘었습니다. 현재 지방 부동산 사업장은 수도권에 비해 업황이 더 안좋은데요.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방 건설사들 중 한계기업(재무구조가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 비중은 지난 2018년 8.2%에서 지난해 말 16.7%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금융당국은 대응체계 수립에 나선다는 입장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우리은행 시니어플러스점' 개소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브릿지론, 부동산 PF 이슈에 대해서는 대응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작년부터 추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유근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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