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설립한 유일한 백화점인 행복한백화점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행복한백화점은 중소기업 판로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운영하는 백화점인데요.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최대주주입니다.
행복한백화점은 소위 장사가 잘 되지 않는 백화점 입니다. 2018년 475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9년과 2020년, 2021년 각각 454억, 339억원, 351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어요. 지난 국정감사에서 행복한 백화점은 실적이 저조하다며 질타를 받은 적도 있어요.
전철역을 오가는 길에 위치한 행복한백화점을 항상 눈여겨보곤합니다. 한때 중소기업과 중기부를 담당했기 때문에 눈길이 갔어요. 항상 손님이 없어서 주인이라도 된양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컸어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월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행복한백화점에 마련된 전시부스를 찾아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런데 행복한백화점이 바뀌고 있어요. 방문객이 점점 많아지는 모습입니다. 시작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인것 같아요. 올해 초 행복한백화점 1층, 대로변에 위치한 운동화 전문매장이 사라지고, 브런치카페로 바뀌었어요. 사실 이 동네에 브런치 카페는 많지 않았었거든요. 아이들 등원 후 간단한 아침을 하며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학부모들의 수요에도 불구하고, 식사와 커피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브런치 카페가 그리 많지 않았거든요. 그 이전에는 온라인쇼핑몰 '오아시스'의 오프라인 매장이 들어서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달 초에는 백화점 4층에 유명 서점브랜드 중고서점이 문을 열었어요. 2주 전쯤 일요일 오전에 가봤는데요. 평소 한산했던 모습과 달리 중고서점에 사람들이 꽤 모여있었습니다. 다들 중고서점 개점 소식을 접하고, 나온 것 같았어요. 일주일 뒤 지난주 다시 서점을 찾았는데요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서점 근처에 위치한 백화점 안 매장에도 구경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근처 전철역에 다른 중고서점 브랜드가 있지만, 행복한백화점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자녀교육에 관심많은 이들이 모여사는 동네라는 점에서 중고서점의 행복한백화점 입점은 매우 시의적절해보입니다.
100미터도 되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H 백화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행복한백화점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특별한 전략 없이 매장만 늘어놓는 현재 구성으로는 국회의 질타를 받다가 문을 닫게 되는 것 아닌라.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중소기업 상품 홍보와 판로개척이라는 정책목표를 가진 행복한백화점이 아무래도 자본과 브랜드 측면에서 H백화점에 뒤쳐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최근에 변화하고 있는 행복한백화점이 실제로 실적반등을 이룰수 있을지는 올해 말, 적어도 1~2년 이상은 지나봐야 알수 있겠지만요. 지금까지 분위기는 좋아보입니다. 행복한백화점이 위치한 목동의 상권과 주민성향 등을 면밀히 분석한 매장 구성이 실적개선의 관건이 될 것 같아요.
이러한 면에서 중고서점과 대형브런치 카페 입점은 적절한 것 같습니다. 행복한백화점 갈일이 잦아지면 고객들은 자연스레 그 안에 있는 매장과 슈퍼 등을 들르는 일도 많아질테니 그것이 곧 실적으로 연결되겠지요. 행복한백화점의 '행복한' 변화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