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올해 우유 원유 가격을 정하기 위한 낙농가와 유업체들의 협상이 오는 9일부터 시작됩니다. 사료 가격 등의 인상 여파로 낙농가의 생산비가 증가하면서 원유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요. 이에 따라 커피와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가 포함된 식품 가격도 인상되는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조성된 낙농진흥회는 오는 9일 소위원회를 열고 올해 원윳값 협상에 착수합니다. 업계에선 먹거리 전반의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는 물론 기업 차원에서도 물가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유업계 관계자는 "낙농진흥회 소위원회에서 원유 가격 협상이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회사는 인상폭 등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물가가 워낙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회사는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제시할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우유가 진열된 서울의 한 대형마트. (사진=뉴시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우유가 함유되는 아이스크림, 빵, 커피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밀크플레이션'으로 확대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오는데요.
제빵업계 관계자는 "밀크플레이션이 본격화될 때 빵을 포함한 우유 사용 비중이 높은 식료품 가격 또한 영향을 받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만 가격 인상에 대한 요구는 원·부자재 가격 급등, 물류비·인건비 인상 등 이전부터 있었다"라며 "현재도 원윳값 가격 협상 등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커피업계에서도 원·부재료 및 원두값이 상승하면서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에서 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대해 제어하고 있는 만큼, 가격 인상을 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인데요.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 업계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우유 가격 결정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작년 대비 인상률을 정해서 올리는 것"이라면서 "출산율 감소 등에 따라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은 상황을 감안해 이제는 시장 원리에 입각한 가격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낙농가의 지원은 가격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해야 할 시점"이라고도 말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