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면세업계가 송객 수수료를 줄이면서 뷰티업계는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그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국내 면세업계에선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을 유인하기 위해 송객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확대했습니다. 다만 올해 1월부터는 실적 악화를 줄이기 위해 정상화에 돌입했습니다.
서울 중구 한 면세점. (사진=뉴시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뷰티기업들의 면세점 채널 실적은 악화일로입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의 국내 사업은 면세 채널의 매출 감소로 전년 대비 24.6% 하락한 552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면세 매출 하락 및 제품 포트폴리오 재정비 등으로 영업이익도 60.8% 감소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유통사의 송객수수료 축소 여파로 프로모션 등이 축소돼 매출에 영향이 있었다"라며 "특히 기업간거래(B2B) 거래 매출에 영향을 받았다"라고 말했습니다.
LG생활건강(051900)의 1분기 영업이익도 17% 감소하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LG생활건강은 궁중 화장품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를 중국 상하이의 빠바이빤, 지우광, 베이징의 한광 등 주요 대도시 백화점 200여 곳에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 보따리상이 화장품을 구매해서 현지에 유통한다"라며 "송객수수료가 감소하면서 보따리상에게는 할인율 메리트가 떨어지기 때문에 유인 효과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기본 매출의 3분의 2 이상은 중국 보따리상에게서 발생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송객수수료는 면세업계가 여행사와 함께 보따리상을 모으기 위해 사용한 알선 비용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때는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송객수수료는 50%까지 올랐습니다.
송객수수료를 내리면 매출 규모가 줄어들지만, 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는 출혈 경쟁을 막자는 데 있습니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관광객이 거의 오지 않았기 때문에 물건을 살 고객은 보따리상밖에 없었다"라며 "이 때문에 송객 수수료가 급등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리오프닝 여파로 면세 시장과 관광 시장이 정상화가 되면서 송객 수수료를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일시적으로 매출이 적어질 순 있지만 더 이상 손해를 보고 판매하지 하지 않아도 돼서 긍정적인 부분에 해당한다"라고 했습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생활산업학과 교수는 "그간 국내 화장품의 중국 수출이 보따리상에 영향을 많이 받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보따리상이 너무 많은 송객수수료를 요구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국내 기업이 보따리상을 대상으로 취하는 (송객 수수료 인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