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지방금융지주사들이 정체된 실적과 치솟는 연체율에 고전하고 있습니다. 주력계열사인 지방은행의 경우 시장금리 하락 추세로 이자이익이 줄어들 일만 남은 상황인데요. 지역 경기침체로 은행 연체율마저 치솟고 있습니다.
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대 지방금융지주(BNK·DGB·JB금융)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지배주주기준) 전망치는 509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 5052억원 대비 소폭 늘어난 수치입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BNK금융 자회사들의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부실화될 우려를 안고 있다는 점과 관련 수수료수익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으로 큰 폭 할인 받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DGB금융의 경우 비은행 자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부담과 비이자이익 내 낮은 수수료이익 비중,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 부동산 미분양 등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다수 상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적이 정체된 상황에서 연체율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데요. 지역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대출 상환 여력이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1분기 5대 지방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0.58%로 0.18%p 올랐는데요. 상승폭으로는 5대 시중은행의 2배 이상입니다. 전북은행이 연체율이 1.19%로 가장 높고, 대구은행 0.54%, 광주은행 0.46% 순이었습니다.
주력계열사인 지방은행의 덩치도 인터넷은행에 밀리는 모습입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의 총자산은 46조8351억원을 기록해 경남은행(49조6633억원)을 바짝 추격했습니다. 인터넷은행 올해 1분기 총자산은 토스뱅크가 24조7625억원, 케이뱅크가 18조7871억원으로 나타났는데요, 광주은행이 28조4607억원, 전북은행 22조830억원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금융당국은 5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한 대안으로 지방은행을 거론하고 있지만 지방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서울을 기반으로 한 대형 금융지주사에 맞서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 등 대형 금융지주사는 여러 비은행 계열사를 두고 있고, 해외 사업 비중도 키워가고 있는데요. 반면 지방금융지주사의 수익구조는 은행 예대마진에 기대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기준금리 인상 시계가 느려지면서 이자이익에 따른 실적 잔치도 기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올 들어 정부와 금융당국이 잇따라 은행에 예대마진 축소와 대출금리 인하 등을 요구하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멈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금리도 올해는 큰 폭으로 상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지방금융지주 건물 외경. (사진=각 사 제공)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