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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라덕연의 피해자 코스프레
입력 : 2023-07-17 오전 6:00:00
지난달말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SG발 주가 폭락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라덕연 일당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는데요. 라씨 측 변호인은 예상대로 무죄를 주장하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라씨 측 변호인은 "투자자, 피해자 등이 궁금한 것은 과연 누가 이 대폭락을 시켰느냐, 아무리봐도 세력이 있는 거 같은데 그 세력인 누군지 알고 싶다는 것"이라며 "여기 법정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 피해를 보고 있다"며 '주가폭락'이 주요 쟁점이라는 취지로 주장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재판부는 선을 그었는데요.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재판을 받는 내용은 '시세조종에 의한 부당이득 취득' 부분이지 폭락이 아니다"라며 "시세조종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심리할 수밖에 없다"고 제지에 나선 것입니다.
 
라씨 측이 책임을 전가하며 피해자 코스프레에 나설 것이란 정황은 이미 최초 해당 사태가 발생했을때 부터 감지됐습니다. 라씨 측이 구속되기 전까지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갑작스레 주가가 폭락하면서 자신들이 피해를 봤다는 내용의 보도가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죠.
 
재판부는 단호했습니다. 해당 사건에서 중요한 쟁점은 "피고인들은 주가 폭락을 일으킨 혐의로 기소된 게 아니라 주가 폭락 직전까지 투자자들의 정보를 이용해 통정매매 등을 이용해 8개 종목으로 7300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것으로 기소된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주가 조작을 통해 거둔 부당이익에 대한 재판이란 것이죠. 여기에 2019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채 투자를 일임받아 수수료 명목으로 약 1944억원을 챙긴 혐의도 있습니다.
 
라씨 측 변호인과 관련한 노이즈도 나오고 있는데요. 라 씨측 주가 조작 사건의 변호인이 라씨 측에 투자했던 투자자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JTBC가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라덕연 일당으로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안모씨와 변모씨를 변호하는 담당자는 김모 변호사인데, 김 변호사 역시 라 씨 일당에 수억원을 투자한 고액투자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건데요. 김모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쳐 남부지법 영장전담판사 등을 거친 ‘엘리트 법관’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김모 변호사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5억원씩 투자했고, 라씨가 김 변호사에 대해 ‘VVIP’라고 불렀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월례회라는 고액투자자 모임에서 골프도 같이 쳤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해충돌 소지가 다분합니다. 변호사 윤리장전 제54조는 '스스로 증인이 돼야 할 사건을 수임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죠. 즉 투자를 진행한 장본인이 변호인이 되는 건 말이 안된다는 거죠.
 
라덕연 일당의 물타기가 먹힐지 향후 재판 과정이 어떻게 흘러갈 지 궁금해 지는데요. 강력한 처벌을 통해 다시는 주가 조작 사범이 자본시장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시범케이스가 되길 바랍니다.
 
최성남 증권팀장
 
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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