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먹거리 불안감이 커지자 주가가 급등한 소금 테마주 인산가의 오버행(잠재적 매물 부담)이 현실화했습니다.
소금 테마주로 분류되며 최근 보름 사이 140% 가까이 주가가 급등한
인산가(277410) 최대주주측 특별관계인과 기존 CB의 주식 전환 청구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주식전환 청구 물량은 빠르게 장내에서 소화되면서 주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주식전환이 청구된 물량은 추가 상장을 대기 중인 상황이고요
전환가격과 현재 주가의 괴리율이 큰 상황이라 추가적인 주식 전환 청구가 이어질 개연성도 높아 보입니다. 대주주측이 주가 급등을 틈타 일부 지분을 매도한 상황도 투자자 입장에선 오버행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인산가는 이번달에만 고점(4395원) 기준 136.80% 급등했습니다. 고점을 기록한 날은 지난 16일로 주가는 고점 이후 내리막을 타고 있는데요. 소금 테마로 급등한 주가가 오버행에 발목이 잡힌 모습입니다.
이번달 주가 급등을 틈타 주식전환이 청구된 CB는 2021년 11월 발행된 9회차인데요. 발행당시 규모는 120억원 상당이었습니다. 이번에 전환 청구된 가격은 주당 1808원이고요. 청구 금액은 51억8000원 가량입니다. 미전환 물량은 68억2000만원 수준입니다. 전환된 주식의 상장은 전날부터 시작됐고요. 순차적으로 23일, 29일, 내달 3일까지 추가됩니다. CB 전환 물량이 유입되면서 인산가 주가에는 제동이 걸린 모습인데요. 지난 16일부터 전날까지 20.59% 급락했습니다. 지난 16일부터 전환된 주식의 권리공매도가 가능했던 것을 감안하면 오버행이 현실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9회차 CB의 미전환 물량이 70억원 가까이 남아 있는 상황인데요. 추가적인 전환청구권 행사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9회차 CB의 발행 대상자는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의 기관인데요. 이번달 주가 급등 시점에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CB 투자로 거둔 수익률은 이번달 고점 기준으로 보면 140%가 넘습니다. 현재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수익률은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도 70% 이상 수익이 가능합니다.
인산가 주가 급등은 기관투자자의 주식 전환 청구와 더불어 최대주주측 지분 매도로도 연결됐는데요. 김윤세 대표이사의 처인 우성숙씨가 22만주를 장내에서 처분했고, 김형석 기획총괄 이사도 8만3107주를 팔았습니다. 처분 규모는 우성숙씨가 8억원, 김 이사가 2억3200만원 상당입니다. 이번 장내 매도로 김윤세 최대주주측 지분율은 기존 29.99%에서 26.69%로 감소했습니다.
인산가는 꾸준히 매출과 이익이 나오는 기업인데요. 최근 5년간 매출은 200~300억원대, 영업이익은 2021년 80억원대를 제외하고 40~50억원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1987년 8월 인산가의 전신인 인산식품 창립 이래 죽염을 제조해 왔고요. 세계 최초로 죽염을 산업화한 기업으로 죽염시장 내에서 1위를 고수 중입니다. 증시에는 지난 2018년 IBK제8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입성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가 급등 시기에 지분을 매도한 대주주측에 대한 투자자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대주주의 지분 매도가 주가 고점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테마성 재료를 타고 주가가 급등한 경우 대주주의 지분 매도가 종종 발생한다"면서 "처분 규모에 따라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다를 수 있지만, 급등한 주가의 고점 신호로 읽히면서 조정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소금 테마에 얽힌 다른 회사들도 주가가 급등했지만, 인산가와 마찬가지로 장내 매도 물량이 나온 회사는 현재까진 확인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달 들어 100~110% 가량 치솟은
신송홀딩스(006880),
보라티알(250000) 등이나 70% 넘게 올랐던
샘표식품(248170) 등에선 대주주의 지분 처분이나 CB 주식 전환 등의 이벤트가 발생하진 않았습니다.
소금 테마의 경우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가 바다에 방류될 경우 수산물 관련 오염을 우려한 먹거리 불안감으로 인해 형성됐는데요. 실제 천일염 가격 폭등과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사진=인산가 홈페이지 캡처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