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하나은행은 인공지능(AI)에 '진심'인 회사입니다. 프라이빗뱅킹(PB)계의 명가로 불리는 하나은행의 자존심을 데이터와 AI 분야에서 이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황보현우 하나은행 데이터&제휴본부장은 지난 24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갖고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활용하면 누구나 차별 없이 자산관리의 명가인 하나은행의 PB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황보현우 하나은행 데이터&제휴본부장이 지난 24일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습니다. (사진=송영주PD)
황보 본부장은 하나금융의 AI 투자는 '진심'이라고 표현했는데요. 그만큼 회장부터 전 경영진이 데이터 시대 대응에 목마르다는 뜻입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8년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의 전환'을 선포한 후 데이터·AI에 대해 전폭적인 투자를 해왔는데요. 황보 본부장도 그 때부터 하나금융과 연을 맺었고, 지금까지 금융지주와 은행의 데이터와 인공지능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황보 본부장은 하나은행에 합류한 후 가장 먼저 데이터를 정리하고 체계화하는 일을 담당했습니다. 그룹사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원'이라는 명칭의 정보통신기술(ICT) 리빌드 사업인데요. 은행 내 데이터 허브를 만들기 위해 차세대 시스템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는 "모든 금융 그룹 내에는 양질의 좋은 데이터가 정말 많지만 활용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부수적인 산물로서 나온 데이터들을 표준화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방대한 데이터를 상품추천모형이나 신용평가모형 등 모형 개발에 국한하지 않고,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혁신과 의사결정에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영업점 인력 효율화, VIP 손님 이탈 예측 분석 등이 꼽힙니다.
황보 본부장은 "과거에는 지점 간 거리나 매출 등 간단한 기준으로 영업점 통폐합을 결정했지만 현재는 시간대 및 점포별 포화도, 개인별 업무 현황과 같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영업점 적정인원을 산정한다"면서 "또 VIP손님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은행거래 현황, 거래 행태 등을 분석하는 등 기존 대비 VIP손님의 이탈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빅데이터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으로는 '양손잡이 인재'를 꼽았습니다. 영업점 포화도 분석과 같은 작업은 데이터 분석에 그치지 않고 결합하는 상당히 고난도의 작업임에도 현업 이해도가 높은 내부 인력을 데이터 전문 인력으로 재교육해 데이터 부서에 배치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라는 겁니다.
하나금융은 데이터·AI 전문조직인 하나금융융합기술원 조직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데이터·AI관련 석박사급 인력을 채용해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룹 차원에서도 오는 2025년까지 그룹 내 직원의 15%에 달하는 2500명을 데이터 활용이 가능한 인재로 키워내는 데이터 인력 양성 프로젝트 '2500 BY 2025'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황보 본부장은 "데이터 인재를 성장시키기 위한 명확한 경로를 제시하고, 직원들의 데이터 능력 함양을 위해 다양한 교육을 하고 있다"며 "금융을 잘 아는 데이터 인재를 육성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하나은행이 중점을 두고 있는 데이터 사업은 '챗봇 서비스'입니다. 거대 언어모형이나 특화 언어모형을 활용해 하나금융 전용 챗봇 서비스를 준비 중인데요. 관련 업체들과 PoC(사업실증)를 통해 모델 테스트와 기술 검증을 진행 중입니다. 아이폰의 '시리'나 갤럭시폰의 '빅스비' 등 스마트폰 음성인식서비스처럼 음성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달라고 요청하면 자산 관리나 재무 설계까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황보 본부장은 "전 임직원들이 고객의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현금성자산 5억 이상의 초자산가 뿐만 아니라 일반 고객들도 PB명가 하나은행의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