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KB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3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익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동기대비 8000억원 이상 늘면서 부담이 커졌지만 은행 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선데다 비은행 부문의 수익의 핵심인 증권사와 생명보험 등의 이익 기여도가 올라갔습니다.
KB금융(105560)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조9967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2.2%(3262억원) 증가한 수치인데요. 2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4991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5조7590억원으로 그룹 순이자마진(NIM) 확대와 2분기 여신성장 회복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습니다. 전분기 대비로도 6.7% 증가해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했습니다. 같은 기간 순수수료이익은 1조86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는데요. KB금융 측은 지난해 1분기 중 증권 초대형 IPO 주관으로 IB수수료가 크게 확대됐던 기저효과에 기인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조 3195억원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 지속과 신용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대비한 대규모 추가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39억원 증가했습니다.
상반기 그룹의 대손충당금전입비율은 0.59%를 기록했습니다. KB금융은 보수적 충당금 적립 정책에 기인한 것으로 향후 리스크 확대 국면에서 경기 충격 부담 완화 및 이익 변동성 축소 등 경영 불확실성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KB금융그룹 재무총괄임원은 "실물경기 둔화와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안심리 확산 등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그룹의 견고한 펀더멘탈과 이익체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면서 "하반기에는 NIM 하락 압력과 여신성장 둔화로 그룹의 이자이익 확대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8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습니다. 2분기 은행 NIM은 1.85%로 전분기 대비 6bp 올랐는데요. 대출자산 리프라이싱 효과가 지속되는 가운데 핵심예금이 소폭 증가세로 전환되고 여신성장이 반등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 성장도 그룹 이익을 끌어올렸습니다. KB증권의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7.1% 증가한 2496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수탁수수료, 자산관리(WM)금융상품 판매, 트레이딩 손익 등이 개선됐습니다.
생명보험 자회사인 KB라이프생명의 약진도 두드러졌습니다. KB라이프생명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 2157억원으로 689억원에 그친 전년 동기 대비 3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KB손해보험의 상반기 순익은 5252억원으로 전년 동기(5262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KB국민카드의 경우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929억원으로 20% 넘게 감소했습니다. 이자이익 확대에도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이 증가한 영향이 컸습니다.
이날 KB금융 이사회는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는데요. 2분기 배당으로는 주당배당금 510원을 결의했습니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 초 발표했던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며 "자본 적정성을 견실히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주주환원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KB금융그룹 전경. (사진=KB금융)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