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 경보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수분섭취에 주의하라는데, 물을 마시면 다 땀으로 나오는 거 같아요. 무더위에 밤이 되도 열기는 식지 않고, 밤새 선풍기와 에어컨을 틀고 자다가 여름감기에 걸리기 십상입니다.
더위에 머리는 지끈, 시원함에 깜빡 에어컨을 안 끄고 잤더니 코 속 안은 땡땡 부었습니다. 더위에 쥐약인 저에게 여름은 늘 고비인데요. '여름 중 여름'인 8월을 앞두고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골골대는 제게 딱 하나 믿을 구석은 바로 '처서 매직'입니다.
처서매직이란 처서와 magic(마법)의 합성어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다가도 처서가 지나면 마법처럼 한풀 꺾인다해서 만들어진 말입니다. 한국세시풍속 사전에 따르면 처서는 여름이 지나면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로, 더위가 그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양력 8월 23일 무렵, 음력 7월 15일 무렵 이후에 든다고요.
기가 막히게 처서 때가 되면 더위가 한풀 꺾이는데요. 열돔 현상 등으로 폭염 경보가 35일간 유지되는 등 기록적 폭염을 토했던 2018년에도 처서인 8월23일쯤 되자 전국 폭염특보가 해제됐습니다. 물론 제 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더위가 가신거긴 하지만요. 아, 2018년의 더위는 대단했습니다. 대한민국 기상관측 이후로 공식적인 역대 최고기온인 서울 39.6℃, 강원 홍천은 41.0℃까지 치솟으며(8월1일) 전국 최고기온 기록을 각각 경신하기도 했죠.
최근 무더위가 지속되자 주변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입맛이 없어서 식사를 건너뛰는 친구도 있고, 더위에 몸 컨디션도 난조, 밤에 깊게 자질 못하니 더 기운이 없다고요.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는 속담이 있는데요. 최근엔 모기도 너무 더워서 여름 모기보단 가을 모기가 기승이라는데, '모기도 컨디션이 난조인가' 별 생각을 다 해보며 8월23일만 목빠지게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