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정부가 청년층의 목돈 마련을 위해 출시한 청년도약계좌가 예상보다 흥행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앞서 흥행몰이에 성공한 청년희망적금에 비해 금리가 낮고 만기가 길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1일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개인 소득과 가구 소득 요건 등을 따져 취급 은행에서 지난 10일에서 21일 사이 계좌를 실제로 만든 가입자수는 25만3000명에 달합니다. 지난달 가입 신청자는 28만2000명입니다. 정부가 앞서 지난해 2월 출시한 청년희망적금의 경우 첫 달만에 290만여명의 가입자가 몰린 것에 비하면 흥행이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청년도약계좌는 윤석열 대통령이 청년들에게 목돈 마련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내건 대선 공약인데요. 가입 후 5년간 매달 최대 70만원을 적금하면 정부가 적금액과 소득 수준에 따라 매월 2만1000~2만4000원을 지원금을 보태 5000만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도록 설계한 정책금융상품입니다.
연간 개인 소득이 7500만원 이하, 가구 소득 중위 180% 이하인 만 19~34세에 해당하면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할 수 있는데요. 기본 금리에 소득별 우대금리, 은행별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6% 이자를 받을 수 있고, 비과세 혜택(연 15.4%)을 제공합니다.
청년도약계좌 출시 당시 10여개 시중은행이 까다로운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금리를 연 6% 수준으로 맞췄는데요. 금융당국은 최종 금리 공시 시기를 미루고 은행권에 기본금리를 상향 조정하라는 압박을 하면서 가까스로 6% 수준으로 통일한 바 있습니다.
다만 정부가 앞서 출시한 청년희망적금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데다 월 납입한도가 더 높고 만기가 2배 이상 길다는 점 등이 흥행 저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출시된 청년희망적금 금리는 정부 지원금 등을 합쳐 연 10% 안팎의 금리를 받을 수 있었는데요. 청년도약계좌 금리는 연 7~8% 수준이라 청년층이 체감할 수 있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한 청년들이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탈 유인도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한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의무 납입 기간이 5년으로 2배 이상 길고 월 납입 한도도 훨씬 높은 데다 특별 중도 해지 요건도 많지 않습니다. 특별중도해지 요건은 가입자의 사망과 해외이주 △퇴직 △사업장의 폐업 △천재지변 △장기치료가 필요한 질병 △생애최초 주택구입 등입니다.
물론 자산 축적 여력이 있는 고소득 청년도 가입할 수 있단 점은 청년도약계좌의 매력인데요. 청년희망적금의 경우 연령 제한은 같지만 전년도 총 급여액이 3600만원 이하인 청년들이 대상이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한 청년들이 청년도약계좌에 중복 가입하거나 갈아타기에는 매력이 높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중서울 시내 한 은행창구에 청년도약계좌 홍보물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