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서민 급전 창구인 결제성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 잔액이 늘고 있는 가운데 금리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월 잔액이 누적될수록 이자 부담과 동시에 개인의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카드사 중에서는 롯데카드의 리볼빙 금리가 가장 높고, 우리카드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업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 리볼빙 평균 금리 15.41~17.84%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5월 말 기준 카드사들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15.72~17.88% 사이에 분포했던 것 생각하면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입니다.
리볼빙 수수료율 평균 금리가 가장 높은 카드사는 롯데카드(17.84%)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국민카드(17.54%), 현대카드(16.62%), 신한카드(16.50%), 하나카드(16.04%), 삼성카드(15.70%), 우리카드(15.41%)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리볼빙 서비스는 일정금액만 결제하면 나머지 금액을 다음 달로 이월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요. 잔여 이용한도 내에서는 신용카드를 계속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결제방식으로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합니다. 하지만 최대 연 18%에 달하는 높은 금리로 적용되기 때문에, 차주들이 계획을 세워 이용하지 않는다면 눈덩이처럼 카드값이 불어나게 됩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해 7월 '여신전문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자리에서 "리볼빙은 취약 차주의 상환부담을 일시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는데요.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부터 리볼빙 수수료율 공시 주기를 분기별에서 월 단위로 단축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1여년이 지났지만 리볼빙 금리는 제자리 수준이고, 리볼빙 잔액은 더욱 늘었습니다. 전업 7개 카드사의 지난 6월 기준 리볼빙 잔액은 7조2614억원으로 올해 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카드사들이 높은 리볼빙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는 카드사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신용판매 부문에선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이 나지 않고, 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비용 상승 등 업황 악화가 겹치자 수익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카드사가 리볼빙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자수익인 리볼빙 자산은 17조24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7000여억원 늘었습니다.
카드업계는 리볼빙 뿐만 아니라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 잔액이 늘고 있어 카드사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리볼빙 서비스 연체액은 총 1500억원, 연체율 평균은 2.38%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전년 동기 대비 0.82%p나 증가한 겁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