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인터뷰)‘더 문’ 도경수 “진짜 달에 간 것 같았다”
“‘우주’ 쪽 상황 그리고 지구의 상황, 두 부분의 나눠 촬영했다”
입력 : 2023-08-06 오전 6:25: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일단 이 영화 속 설정이 너무 그랬습니다. UDT/SEAL 출신 부사관입니다. 문자 그대로 인간 병기들이 복무하는 군부대 아닙니까. 그것부터 공감이 잘 안됐다고 꼬집자 그는 박장대소하면서 그 부대에도 이런 외모로 뜻밖의 능력을 보이시는 분들이 없겠냐고 항변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극중 역할을 보면 최소한 20대 중반은 넘어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이 배우, 솔직히 편의점에서 담배 구입을 하면 신분증 검사 요구부터 받을 듯했습니다. 그래서 미성년자이냐고요? 참고로 이 배우, 현역 군 복무까지 마친 군필자입니다. 그리고 1993, 그것도 1월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사라진 빠른년생입니다. 실질적으로 1992년생과 함께 학교를 다닌 겁니다. 그래서 누구냐고요. 배우 도경수 입니다. 언뜻 누군지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3세대 대표 한류 아이돌 그룹 엑소의 중추적인 멤버 디오입니다. 엑소에선 디오로 활동하지만 배우로선 본명 도경수를 쓰고 있습니다. 그가 김용화 감독과 함께 만나 우주로 향했습니다. 앞서 그는 김용화 감독과 함께 지옥에 다녀온 바 있습니다. 쌍천만 영화 신과 함께에서 만난 인연, 그게 이번 더 문으로 이어졌습니다. 도경수는 지옥을 만드신 분이 이젠 달까지 만든다라고 혀를 내둘렀답니다. 그래서 궁금했답니다. 김용화 감독이 도대체 어떻게 우주를 만들고 을 만들어 낼지. 도경수가 더 문에 합류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 그 궁금증이었습니다.
 
배우 도경수. 사진=SM엔터테인먼트
 
도경수가 더 문시나리오를 받은 건 2019년 말 정도로 기억한답니다. 당시 군 복무 중이었답니다. 군대에 있을 때 받은 더 문시나리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는 데, 탄성이 터져나왔답니다. 재미도 재미이지만 말도 안되는 상상이 펼쳐져 있어서 터져 나온 탄성이었답니다. ‘지옥을 만드신 분이니 불가능한 것도 아니겠다 싶었지만 도대체 우주를 만들고 달을 지구를 끌어 올 것이란 생각. 어떻게 했을까. 그게 제일 궁금했다네요.
 
“’이걸 찍는다고?’ 그게 제일 첫 번째 든 생각이었어요. 그 당시가 아마 승리호도 나오기 전인가 싶어요. 도대체 이걸 어떻게 찍는다고. 말이 안되잖아요. 근데 그게 또 김용화 감독님이에요. 그럼 또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상상만 하던 게 막상 촬영을 하고 편집본을 볼 때까지도 그냥 그랬어요. 근데 상영본을 보고 역시 감독님이다싶었죠. 일부 장면은 내가 찍은 게 맞나?’ 싶은 것도 있을 정도였어요.”
 
배우 도경수. 사진=SM엔터테인먼트
 
일단 촬영 당시의 과정이 궁금했습니다. 우선 도경수가 연기한 황선우그는 지구로부터 무려 38km 떨어진 달에 홀로 남겨진 인물입니다. 그 얘기는 도경수는 영화 러닝타임 거의 대부분을 혼자 연기를 해야 한 단 것입니다. 대부분의 배우들은 혼자 연기를 하는 것을 가장 힘들어 합니다. 연기란 주고 받는 과정 속에서 발생되는 에너지가 관객들에게 전달되면서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화학반응입니다. 도경수도 그걸 너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일단 우주 쪽 상황을 먼저 찍었어요. 그리고 나중에 제가 한 연기를 보고 지구의 우주센터 쪽 사람들이 연기를 하는 방식으로 또 촬영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실질적으로 전 혼자 했지만 지구에 남은 선배님들은 혼자는 아니었죠(웃음). 보통 혼자가 힘들다고 하시는 데 전 반대에요. 상대와 하면 상대의 시선과 행동 그리고 감정을 읽고 타이밍을 계산해서 제가 전달해야 하는데, 혼자 하면 그냥 상상한 대로 하면 되잖아요. 이번에 사실 전 좀 편하긴 했어요(웃음).”
 
배우 도경수. 사진=SM엔터테인먼트
 
앞서 언급한 UDT/SEAL 출신 군인 설정 그리고 그런 강인함을 바탕으로 한 우주인 선발 및 우주인으로서 달에서의 움직임 등이 필요했을 겁니다. 일단 영화 속에서 입고 나온 우주복이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답니다. 상상한 대로 딱 그대로의 움직임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가동 범위로 인해 너무너무 불편했다며 웃습니다. 그리고 UDT/SEAL 출신 군인이란 설정. 그는 이런 얼굴의 강한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웃었습니다.
 
“UDT/SEAL 출신으로 활동했던 건 스틸 사진으로 준비를 하긴 했었는데 감독님이 편집을 하신 것 같더라고요. 극중에서도 그 설정이 깊게 들어가진 않아서 상영버전에서의 모습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요. 반면 우주에서의 움직임은 영상을 보니 우주복을 입고 실제로 물 속에서 훈련을 하더라고요. 그때의 움직임을 많이 기억했어요. 제가 그래서 아이돌 출신이라 춤이 몸에 익어서 그런지 몸 동작을 기억하는 게 좀 수월했어요. 사실 진짜 궁금했던 건 무중력 상태를 어떻게 찍을까 였어요.”
 
배우 도경수. 사진=SM엔터테인먼트
 
도경수가 언급한 무중력. 그는 더 문을 촬영하기 전 가장 궁금했고 가장 기대가 됐던 부분으로 무중력상태를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것이었답니다. 당연히 와이어를 통해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와이어는 상하 또는 전후로만 움직이는 형태입니다. 그러나 이번 더 문에서 사용된 와이어는 문자 그대로 360도 어느 방향으로도 움직임이 가능하게 특수 고안된 와이어를 사용했답니다.
 
제가 알기로는 저희 영화 때문에 특수하게 고안된 것이라 들었어요. 위 아래 전후 좌우 어느 방향으로도 다 움직일 수 있는 와이어였는데 그래서 더 힘들더라고요. 조금만 와이어를 당겨 주시는 스태프분들과 와이어를 탄 저의 호흡이 틀어지면 중심을 못 잡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촬영 초반에 따로 교육까지 받고 훈련도 하고 그랬을 정도에요. 진짜 저하고 와이어 전담 스태프분들하고 완전 호흡이 잘 맞아야 했었어요. 되게 신기한 경험이었죠.”
 
배우 도경수.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목 자체가 더 문’. 당연히 달에 대한 소감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거대한 세트에 구성된 달. 앞서 신과 함께에서도 거대한 세트를 경험해 봤지만 이번에는 또 다른 거대함 이었답니다. 정말 달에 가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로 정교하고 또 고요하며 또 칠흑 같은 느낌이 온 몸을 감싸와 공포스럽기도 했답니다. 무엇보다 세트의 현실성과 사실감도 있었지만 자신이 입고 있는 우주복이 더 그런 효과를 높여줬답니다.
 
일반적으로 세트에 들어가면 뭐가 많아요. 이런 저런 것들이. 그런데 더 문의 달 세트에 가면 진짜 아~~~~무 것도 없어요. 바닥에 까만 돌 가루 같은 것만 쫙 깔려 있어요. 그나마 눈에 들어오는 건 특수 카메라 정도랄까. 세트 안에 사람 자체가 보이질 않아요. 그리고 특수 촬영이 많아서 보통 크로마키 배경을 까는데 초록색이나 파란색을 많이 써요. 근데 저희는 까만색이었어요. 그것도 완전 심할 정도의 블랙. 그런 공간에 움직이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또 무거운 우주복을 입고 있으니, 그냥 진짜 달에 온 느낌이었죠.”
 
배우 도경수. 사진=SM엔터테인먼트
 
더 문에서 도경수가 연기한 황선우는 수십만km 떨어진 달에 홀로 남겨지는 극한의 공포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황선우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처럼 좋은 결말을 만들어 냅니다. 그럴 가능성도 또 그럴 일도 없겠지만 도경수는 극한의 부정적 상황에 놓였을 때를 가정한다면 어떤 행동으로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내는 데 힘을 쏟는 결정을 할까 싶었습니다.
 
일단 전 선우처럼 못할 거 같아요. 선우는 정말 영화에서나 나오는 그런 인물이잖아요(웃음). 그런 상황이 막상 내 눈앞에 닥친다면 너무 무서울 것 같아요. 일단 아무리 독하게 마음을 먹는다고 해도 좌절을 극복하겠지만 저런 결정을 혼자 할 수 있을까 싶은 거죠. 저도 관객의 입장에서 선우를 본다면 그저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는 것 정도로 만족해요. 실제로 저런 상황이라면 어휴(웃음)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김재범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