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비씨카드는 자사 결제망을 이용하는 회원사가 급격히 줄며 수익이 악화하고 있지만,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은행·카드사의 결제 프로세싱과 정산 업무를 대행하면서 받는 수수료를 주 수입원으로 삼고 있는데요.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액) 3조8962억원의 81.8%(3조1886억원)가 매입업무에서 나왔습니다.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은 가맹점 매출전표 매입, 가맹점과 회원사 간 정산·결제 등을 대신 도맡아 하는 업무인데요. 그간 BC카드는 345만개의 가맹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업무 시장에서 군림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회원사들이 비씨카드 결제망을 이탈하면서 발등의 불이 떨어졌습니다. 10여년 전부터 농협은행과 하나카드 등 굵직한 고객사들이 결제망을 이탈했고, 지난해에서는 전북은행과 SC제일은행도 빠졌습니다.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비씨카드 결제망을 이용한 우리카드마저 비씨카드와 결별을 택했습니다. 우리카드는 비씨카드 결제 대행 업무 수익의 40%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비씨카드 제공)
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에 의존하는 수익구조가 위협받으면서 비씨카드의 수익성에도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지난 1분기 비씨카드 순익은 13억2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는데요. 비씨카드는 적자와 관련해 케이뱅크 풋옵션 평가분 손실에 따른 일회성 요인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적자 전환했습니다.
비씨카드는 결제망 프로세싱 대행 업무에서 벗어나 자체카드 발급과 신용평가 업무 고도화 등 신사업을 노리고 있습니다. 비씨카드에 따르면 자체카드 발행, 대출사업 등 신사업이 성장 추세입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고객이 단순 결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소비·투자·재테크 등 금융 전반을 경험할 수 있도록 플랫폼과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려 한다"며 "비씨카드도 이제 데이터 사업이나 결제망 사업 외에 직접적으로 금융사업에 뛰어들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고 비씨카드 신사업이 카드 프로세싱 대행 업무의 매출을 당장 대체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상위 카드사들조차 결제액과 카드론 등 대출 취급액 확대에도 실적 감소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금융지주 산하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총 9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