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최근 저축은행 예금의 절반 이상이 연 4%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중은행이 수신금리를 올리자 저축은행도 예금금리를 올리면서 수신 경쟁을 펼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1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예금상품(12개월 기준) 346개 가운데 연 4%를 넘는 예금이 207개에 달했습니다. 비중으로는 60%에 육박하는데요. 절반 가까이가 이달 들어 4%대로 금리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HB·JT친애·대백·스카이·유니온 저축은행 예금은 연 4.5%를 넘었습니다.
저축은행업계가 예금 금리를 올리는 것은 은행권의 금리 인상 영향이 큽니다. 제1금융권인 은행이 금리를 높이면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으로서는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를 따라 올릴 수밖에 없는데요.
은행권에서는 연 4%대 예금 상품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은행의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상품은 연 4.1% 금리를 적용하고 있고,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4.10%),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4.02%) 등도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수신금리 경쟁이 재연되는 모습입니다. 당시 채권 시장이 경색되고 조달비용이 커지면서 은행권이 예금 금리를 5%대로 올리자 저축은행도 6%대 예금 상품을 울며 겨자 먹기로 판매한 바 있습니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조달금리 상승 여파로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또 다시 출혈경쟁에 내몰리게 됐습니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이자 비용이 커지는데요. 저축은행의 지난 1분기 정기예금 이자 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7324억원(139.8%) 증가한 1조256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금융지주 계열 산하 저축은행들(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BNK)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7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우리금융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으로 각각 -260억원, -11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는데요. 저축은행 전체로 넓히더라도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2분기 실적도 1분기처럼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자비용과 대손비용이 높아지며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가 전반적으로 안 좋다보니 취약차주 상환도 좋지 않고, 대출금리가 높지 않아 의미있는 예대마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