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한국은행이 다섯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물가상승률이 안정된 수준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경기 불확실성과 가계부채 흐름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인데요. 한은 금통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최종 금리를 3.75%까지 열어두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한은 금통위는 2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행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월과 4월, 5월, 7월에 이어 5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입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 기준금리 3.5%를 유지하고, 현재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금통위원 6명 만장일치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목표수준까지 안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주요국 통화정책과 경기 흐름에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가계 부채 흐름도 유의해서 지켜보 ㄹ필요가 있어 현재 긴축 수준을 유지한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통화 정책은 인하가 아닌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가계 부채 증가세, 잭슨홀 미팅, 9월 FOMC 등 미국 통화정책 등에 따라 금리를 어느 수준까지 올려야 하는지에 대해 이견이 있지만, 금통위원 전원이 당분간 최종 금리를 3.75%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논하기에 시기상조라고 재차 강조했는데요. 그는 "금리인상 가능성에 초점을 두는 상황이기에 금리인하를 논의하긴 시기상조"라면서 "물가 경로가 한은 예상 추세대로 가는지, 가계부채, 비은행 등 금융안정상황이 어떻게 지속될지 등을 보면서 그때그때 판단해 조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총재는 특히 한은의 최대 과제로 가계부채 연착륙을 꼽으면서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낮추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두 달동안 가계부채가 예상보다 더 증가했다고 우려하면서 그동안 완화했던 부동산 관련 미시적 규제를 조정해야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부동산 시장을 거론했는데요. 그는 "젊은 세대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했고, 지난 10여년 간 금리가 낮았던 것만 알고 있다"며 "한동안 지난 10여년처럼 금리가 연 1~2%대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위기가 부각된 중국을 둘러싸고 경기침체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한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지난 5월 전망치와 동일한 1.4%로 제시했습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2월(2.5%)부터 5월(2.4%), 8월(2.1%), 11월(1.7%), 올해 2월(1.6%), 5월(1.4%) 등 5차례에 걸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한은은 내년 실질 GDP 정망치로는 2.2%로 기존 대비 0.1%p 낮춰잡았습니다. 내년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해 이 총재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 상황을 볼 때 기존 예상과 달리 내년까지도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은 가능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3.5%와 3.4%로 제시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5월 전망 당시와 같지만 근원물가 전망치는 0.1%p 상향 조정한겁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습니다. (사진=한국은행)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