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올해 2분기 한국경제가 0.6% 힘겹게 성장했습니다. 민간과 정부 소비 등 내수가 위축된 가운데 그나마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줄어든 '불황형 흑자'인데요. 0%대 저성장이 1년 넘게 고착화되는 모양새입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3년 2/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분기에 비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성장률(잠정)은 0.6%, 명목 GDP는 0.9% 성장했습니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 2020년 3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하다가 수출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4분기(-0.3%) 다시 역성장으로 전환했는데요, 민간 소비가 오른 덕에 올해 1분기(0.3%) 반등한 뒤 두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다만 2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설비투자를 제외한 모든 부문이 쪼그라들었습니다.
민간소비는 의류·신발과 같은 준내구제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1% 감소했습니다. 정부 소비는 사회보장 지출 등으로 2.1%,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0.8% 줄어들었습니다.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에서 늘었지만 석유제품 등이 줄면서 0.9% 감소했고 수입은 원유와 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3.7% 감소했습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는 줄었지만 기계류가 늘면서 0.5% 증가했고 지식재산생산물 투자도 0.7% 상승했습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컴퓨터나 전자·광학 기기 등을 중심으로 2.5% 늘었고 서비스업은 운수업과 사업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0.3% 늘어났습니다. 건설업은 건물 건설이 줄고 토목 건설 감소폭이 확대하면서 3.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0.7% 감소했습니다. 이는 국내총소득에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더한 것인데요,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4조9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으로 4조원 넘게 줄어들고 실질무역손실이 32조20000억원에서 34조원으로 확대한 영향입니다.
민간·정부·소비 등이 모두 부진한데도 전체 GDP가 0.6% 성장한 것은 순수출이 증가해섭니다. 실질 GDP는 민간소비·정부소비·투자·순수출을 더한 값인데, 전분기와 비교해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커 순수출이 늘어 플러스 성장이 가능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1년전보다 0.5% 올랐습니다. 총저축률(33.5%)은 최종소비지출 증가율(-0.4%)이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0.2%)을 하회하면서 0.1%p 상승했고, 국내총투자율(32.2%)은 총자본형성이 늘어 전기대비 0.1%p 증가했습니다.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가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