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은행이 중소기업에 신용도 대신 기술과 능력을 보고 대출해주는 '관계형 금융' 잔액이 올 상반기 15조원을 넘겼습니다. 지난해 말보다 6.3%(9000억원)원 증가한 규모인데요.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2.2%) 3배 수준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11일 발표한 '상반기 국내은행 관계형 금융 취급실적 및 우수은행 평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관계형 금융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15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14조4000억원보다 6.3% 증가했습니다.
관계형 금융은 은행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재무 정보뿐 아니라 수치화할 수 없는 정보(대표자의 전문성, 거래처 안정성 등)까지 종합 평가해 금융을 지원해주는 제도입니다. 1년 이상 업력이 있는 중소기업이 대상으로 사업 전망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할 경우 3년 이상의 대출·지분투자와 경영 자문 등을 제공해줍니다.
차주별로는 개인사업자대출이 지난해말 대비 16.9%(7000억원)늘어나며 성장세를 주도했고 중소법인 대출도 2%(2000억)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균 대출 금리는 4.91%로 중소기업 대출 평균 금리인 5.28%보다는 0.37%p 낮으며 연체율은 지난해 말 0.33%p보다 0.26%p 올라간 0.59%p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코로나19 이전(0.69%)보단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업 비중이 전체의 32.1%로 가장 높았고 제조업(25.1%), 서비스업(18.2%)이 뒤를 이었습니다.
금감원은 17개 국내 은행을 규모에 따라 대형·중소형으로 분류하고 공급 규모(누적 공급액, 공급 증가율, 업무협약 체결), 공급 유형(초기기업·신용대출 비중), 자영업자 지원, 지분투자, 비금융 서비스(회계·세무·경영자문) 등 5개 부문을 평가해 반기마다 우수은행으로 선정하는데요.
관계형금융 취급 우수 은행으로는 대형그룹에선 신한은행이 1위, 중소형그룹에선 대구은행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신한은행은 누적 공급금액, 업무협약 체결건수, 초기기업 대출비중, 신용대출 비중 등이 우수했습니다. 대구은행의 경우 누적 공급금액과 공급 증가율, 중·저신용 차주 대출 비중 등이 우수했습니다.
금감원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위축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형 금융 공급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우수은행 평가 지표 가운데 '신용 대출 비중' 배점을 확대해 담보·보증 대출 위주 여신 취급 관행 개선을 유도한다는 방침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 간담회 등을 통해 우수사례를 전파하고 관계형 금융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할 것"이라며 "1위 은행 등 우수은행 선정결과를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연말 포상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